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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LG엔솔, 美서 20년 면세…하이닉스, 3년째 첫삽도 못 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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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전기차 배터리 세계 1위’를 목표로 한 LG에너지솔루션(LG엔솔)의 설비투자가 그야말로 공격적이다. 현재 155GWh인 생산능력을 3년 뒤 400GWh까지 늘리겠다고 한다. 최근 2주 새 발표한 미국 내 공장 신·증설 계획만 100GWh 규모에 이른다. “공장 짓는 속도에서 뒤지면 기술 우위도 의미 없다”는 게 빈말이 아니다.

주목되는 점은 현지 지방정부 등의 적극적인 유치 노력이다. 미시간주 홀랜드시(市) 의회는 LG 투자에 대해 20년간 대부분의 지방세와 주세(州稅)를 감면해주기로 했다. 투자액이 2조원에 이르고, 증설 뒤 공장 규모(25GWh)가 충북 오창공장보다 커진다는 점이 매력적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메이드 인 USA’의 메카로 부활하려는 의지가 미시간주 전역에 걸쳐 강했기 때문에 이번 시의회 의결도 가능했을 것이다.

이번 투자 결정은 한국의 인색한 기업 세제지원 등 문제를 돌아보게 한다. 갈수록 강화되는 기업규제법, 노동 및 산업안전 규제, 강성 노조의 존재는 기업 환경을 더욱 열악하게 한다. 한국의 외국인 투자유치 경쟁력(AT커니 작년 자료)이 주요 25개국 중 21위에 그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부처 간 칸막이 규제, 토지보상 문제, 환경단체 반대 등 보이지 않는 장벽도 무수하다. 송전선 건설 문제로 삼성전자 평택공장 투자가 5년 지체된 것은 물론, SK하이닉스의 용인공장도 주민 설득, 인·허가 지연으로 토지 매입이 늦어져 3년째 착공도 못 하고 있다. 반도체 대전을 벌이는 글로벌 기업들은 2년 만에 공장을 뚝딱 짓는데, 한국에선 6~7년이 걸려도 공장 하나 못 짓는 게 현실이다.

이런 판국인데 여당 대선 후보의 자화자찬은 듣는 이가 무안할 정도다. 이재명 후보는 경기지사 시절 추진한 사업 중 SK하이닉스 용인공장을 예로 들며 “대한민국 곳곳을 기업이 앞다퉈 투자하고 싶은 지역으로 만들겠다”고 했다. SK하이닉스는 다른 대안을 검토해야 할 지경인데, 이 후보는 지자체장으로서 소임을 다한 것도 아니면서 자신의 치적으로 내세운 것이다.

한국 기업의 국내 투자는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이어진다는 점에서 소중하다. LG엔솔의 투자는 기업공개로 마련한 10조원이 종잣돈이란 사실도 기억해야 한다. ‘찔끔 지원’에 그친 반도체특별법, 기업활동의 족쇄가 된 중대재해처벌법, 기업의 국내 투자를 가로막는 유·무형의 규제를 직시하고 원점에서 전면 개선해야 한다. 그래야 ‘경제 대통령’ 자격도 생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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