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가치투자자들 사이에서 SBS가 주목받고 있다. ‘한물간 전통사업’이라는 고정관념을 깨고 뉴미디어 트렌드에 맞는 경영 전략을 내세우면서 실적이 크게 개선된 영향이다. 자회사인 드라마 제작사 스튜디오S가 최소 9000억원 수준의 가치를 인정받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시가총액 8000억원 수준인 모회사 SBS의 가치가 더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도 커지고 있다.
4일 SBS는 2.56% 상승한 4만4000원에 마감했다. 최근 3거래일간 11.53% 올랐다. SBS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1조789억원, 영업이익 1844억원을 올렸다. 각각 전년 대비 25.4%, 167% 늘어난 수치다. 4분기는 적자를 기록했지만 명예퇴직 비용, 성과급 등 일회성 비용을 제외하면 역대 4분기 중 가장 높은 수준의 영업이익(약 300억원)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지난해 광고 수익은 3500억원으로 코로나19 이전인 2018년 수준을 회복했다. 전년 대비 28% 증가했다. 이같이 실적이 개선될 수 있었던 이유는 비용 절감에 있다는 분석이다. 먼저 제작비가 높은 드라마는 과감히 포기했다. 2019년 말부터 수목 드라마를 폐지했다. 대신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이야기’ 등 제작비가 낮은 예능을 편성해 이익을 개선했다.
뉴미디어 시대에 맞춘 ‘원 소스 멀티 유스’ 전략도 들어맞았다.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유튜브 채널을 통해 지난해 벌어들인 수익만 약 1000억원에 달한다. 특히 SBS의 각종 유튜브 채널은 구독자가 500만~600만 명에 달한다. 드라마나 인기가요 콘텐츠를 4~5분 단위로 잘라 업로드하기만 해도 조회 수가 수백만 건씩 나오는 구조다. 판권 수익(1600억원)도 전년 대비 11% 늘었다.
증권가에선 최근 자회사 스튜디오S의 가치에 주목하고 있다. 올해 중 프리 IPO(상장 전 투자 유치)에 나설 예정이다. 케이프투자증권은 스튜디오S가 약 9000억원의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