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국가 안보를 이유로 중국 3대 통신사 중 하나인 차이나유니콤을 미국 시장에서 퇴출하기로 했다.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는 차이나유니콤의 미국 법인인 차이나유니콤아메리카의 영업 허가를 취소하는 안을 의결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FCC는 국내외 통신 분야를 담당하는 미국 연방정부 내 독립 규제기관이다.
이번 결정은 재임위원 4명 전원 찬성으로 내려졌다. FCC는 차이나유니콤을 중국 정부가 사실상 소유·지배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제시카 로즌워슬 FCC 위원장은 “국가 안보 지형이 바뀌었다”며 “중국 국유 통신사들이 미국 통신망 안보에 실질적인 위협을 가하고 있다는 증거가 쌓이고 있다”고 했다. 차이나유니콤아메리카는 이번 결정에 따른 명령이 공식 발효되면 60일 안에 미국 내 통신사업을 중단해야 한다.
차이나텔레콤, 차이나모바일과 함께 중국 3대 통신사로 꼽히는 차이나유니콤은 2002년 미국에 진출했다. 이들 3대 통신사는 모두 중국 국유기업이다.
FCC는 2020년 통신 안보 문제가 불거지자 차이나유니콤 등 중국 통신사에 안보 위협에 대해 소명할 것을 요구했다. 당시 차이나유니콤은 “미국에서 약 20년간 법을 준수하며 사업해왔다”면서 당국과 기꺼이 협력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FCC는 이런 대답만으로는 불충분하다고 지적했다. 이번 결정 직후 차이나유니콤은 성명을 통해 “FCC가 정당한 근거와 적합한 절차 없이 결정했다”며 “고객 권익을 적극적으로 보호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은 중국 통신사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FCC는 지난해 10월에도 차이나텔레콤의 미국 내 자회사인 차이나텔레콤아메리카의 영업 허가를 취소했다. 이에 대해 중국 공업정보화부는 “중국 기업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지속하겠다”며 반발했다.
중국 3대 통신사는 뉴욕증시에서도 퇴출당했다. 2020년 11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중국군과 연계된 기업에 대한 미국인의 투자를 금지하는 행정명령을 내린 뒤 뉴욕증권거래소 상장폐지가 결정됐다. 3사는 이를 번복하기 위해 소송을 제기했지만 재심에서도 패소해 작년 5월 상장폐지가 확정됐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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