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코스피지수가 12.20% 하락하면서 투자자들의 공포 심리가 커지고 있다. 지금이라도 주식을 손절매해야 하는지, 아니면 버텨야 하는지 선택하기 어려운 상태가 됐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서는 주식의 현재 가치를 보여줄 수 있는 주가수익비율(PER)을 기준점으로 매매전략을 짜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지난 26일 종가 기준 코스피지수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코로나19 이후 최저 수준인 9.8배까지 낮아졌다. 과거 실적을 기반으로 한 12개월 후행 PER은 통상 12~14배 수준에서 움직이는데 현재 11.1배까지 내려간 상태다. 박소연 신영증권 투자전략부장은 “지금의 가격대는 후행 PER 기준으로 역사적 최저 수준”이라며 “국내 주식시장의 거품이 완전히 사라진 상태라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12개월 후행 PER이 11배 이하로 내려온 것은 2008년 미국발(發) 금융위기, 2018년 미·중 무역분쟁 등 네 차례밖에 없었다. 실물경기 악화에 대한 우려가 시장을 지배한 시기였다.
반면 현재 시장의 불안은 긴축적 통화정책에서 나왔다는 게 차이점이다. 신영증권은 하이일드 스프레드(국채와의 금리 차)를 근거로 제시했다. 박 부장은 “실물경기 악화로 인해 주식시장이 큰 폭으로 하락할 때는 하이일드 스프레드가 급등하지만 전날에는 오히려 하락했다”며 “이는 금융시장이 현재의 위험자산 가격 조정을 매크로 리스크가 아니라 통화긴축에 따른 할인율 축소로 보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통화정책에 대한 우려는 이미 주식시장에 대부분 반영됐기 때문에 추가 조정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오히려 코로나19 확진자 수 감소, 공급 병목현상 완화 등으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누그러지면 반등 강도가 강해질 수 있다고 박 부장은 설명했다.
서형교 기자 seogy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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