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음주'를 거론하면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측에 대한 공세를 펼쳤다. 일체의 네거티브 중단을 선언한 지 하루도 지나지 않아 벌어진 일이다.
이 후보는 26일 경기 고양시 화정역 문화광장 연설에서 "리더가 주어진 권한으로 술이나 마시고, 자기 측근이나 챙기고, 맨날 게을러서 다른 사람에게 맡기니 환관 내시들이 장난을 치고 어디 가서 이상한 짓이나 하면 나라가 어떻게 됐나"라며 "이런 나라는 망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선일인) 3월 9일 이후 이런 결정이 났을 경우 우리의 미래가 어떻게 될지 상상해보라"며 "지키지 못할 약속을 (하고), 국민과 한 약속을 쉽게 어기고 권한을 자기만을 위해 쓰면 이 나라는 망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의 발언은 평소 윤 후보의 이른바 '음주 정치'를 비판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앞서 민주당은 윤 후보가 정치권에 입문한 뒤 술자리를 통해 돌파구를 찾아왔다는 부분을 지적하면서 "음주 없이는 소통이 안 되는 대통령은 곤란하다"고 꼬집은 바 있다.
이 후보는 부산저축은행 화천대유 부실수사 의혹도 공격했다. 윤 후보는 부산저축은행 사건 당시 중수2과장으로 수사를 담당했다.
그는 "어떻게 1800억 돈을 빌려 공공개발하는 대장동 땅을 사느냐"며 "거기다 땅을 사고 나니 부실대출 수사를 대검 중수부에서 했는데 수사해보니 부실대출, 부정대출을 받았다. 그러면 잡아서 처벌해야 하는데 그냥 내버려뒀다"고 주장했다.
앞서 이 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선 과정에서 격화되고 있는 네거티브 공방에 대해 국민 여러분의 걱정이 많으신 줄 안다"며 "저 이재명은 앞으로 일체의 네거티브를 중단하겠다. 오직 대한민국의 미래와 희망을 이야기하겠다"고 선언했다.
국민의힘은 이 후보의 네거티브 선언이 이뤄진 뒤 "네거티브 중단 쇼를 하지 말고 원래 하던 대로, 살던 대로 하시라"며 "이 후보는 선거 때마다 상황에 따라 네거티브에 대한 입장을 바꿔왔다"고 비판했다.
이양수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이 후보는) 2014년 성남시장 선거에서 자신의 욕설파일이 유포되자 돌연 네거티브 중단을 선언했고, 2017년 대선 경선에서 문재인 당시 후보가 네거티브 중단을 요청하자 '왜 안 되냐. 과도한 네거티브 규정이 바로 네거티브'라며 거부했다"며 "2018년에는 '네거티브 없는 선거혁명을 이룬다'고 했고, 이번 대선 경선에서 이낙연 전 대표와 네거티브 공방을 이어오다가 돌연 중단을 선언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동안 민주당 현안대응TF 소속 의원들은 거의 매일 윤 후보와 가족에 대한 네거티브 보도자료를 뿌려 왔다"며 "이제 자신의 욕설과 친형을 강제입원 시키려 했던 잔혹사가 드러나려고 하니 같이 네거티브를 하지 말자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bigze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