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잡앤조이=이진호 기자] 지구자판기는 샴푸·세제를 리필할 수 있는 자판기를 운영하는 스타트업이다. 서사라 대표(23)는 “지구자판기는 누구나 지구를 지킬 수 있는 세상을 꿈꾸는 기업”이라고 소개했다.
“지구를 지키는 환경보호를 실천해오던 중 내가 하는 활동이 달걀로 바위를 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많은 사람이 환경보호를 하기 위해서는 장치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그 중의 하나가 샴푸와 세제를 리필해서 사용할 수 있는 지구자판기입니다.”
샴푸나 세제의 용기는 90% 이상이 재활용되지 않는다. 여러 소재가 섞인 펌프가 달려있고 플라스틱에 색깔도 섞여 있기 때문이다. 용기 사용을 줄이는 방식으로 서 대표는 리필 서비스를 떠올렸다.
“외국에는 세제를 리필할 수 있는 리필 스테이션이 매장으로 존재합니다. 개인이 용기를 갖고 매장에 방문해 내용물만 채우는 방식이죠. 원하는 제품을 원하는 양만큼 담아 구매하는 방식입니다. 용기 사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죠. 하지만 국내에는 리필 스테이션 매장 수가 적습니다. 집과 멀리 떨어져 있는 곳에 샴푸나 세제를 사러 가는 것은 부담이 되죠. 매장 운영시간도 매장마다 달라 시간이 안 맞아서 못 갈 수도 있습니다.”
지구자판기는 이러한 리필 스테이션의 접근성을 보완해주는 제품이다. 자판기 형태로 어디에나 설치할 수 있으며 무인 기계로 사용 시간 제한 없이 언제든 이용할 수 있다. 서 대표는 “지구자판기는 리필 스테이션 매장 하나의 역할을 할 수 있다”며 “친환경 제품을 대용량으로 구매해 원하는 만큼만 소분해 판매한다는 점에서 단위 용량 당 가격도 저렴하며 플라스틱 폐기물의 양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 대표는 “지구자판기는 제품을 많이 파는 것이 목표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세제가 잘 팔릴 수 있는 곳에 설치해 판매량을 늘리는 것이 목적이 아닙니다. 더 많은 사람들이 지속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곳에 설치해 리필을 습관화하는 것이 지구자판기를 운영하는 목표입니다.”
서 대표는 환경 관련 행사들에 참여하면서 제품을 홍보하고 있다. “꾸준하게 환경 관련 활동을 기획하고 있습니다. 환경보호 행사에서 지구자판기를 소개하고 체험하는 프로그램을 마련하기도 했습니다. 지구자판기는 환경과 관련된 소비이면서도 무인 자동 기계라는 점에서 사용자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제공합니다. 환경보호가 재미있고 새롭게 느껴지기까지 하죠. 한번 지구자판기를 알게 된 사용자들이 잊지 않고 자판기를 이용해주고 있습니다.”
자판기 설치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지구자판기는 렌탈 사업도 전개하고 있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서 대표는 “공공기관이나 환경 단체와 협력하면서 지구자판기를 홍보해 대학교 기숙사, 아파트 단지, 공공시설 등에 자판기 설치를 늘리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설립일 : 2020년 8월
주요사업 : 세제 리필 기계 설치 및 운영, 환경교육
성과 : 지구자판기 1대 개발 완료, 지구자판기 렌탈 3건,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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