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의 인수합병(M&A) 전략은 ‘폭’과 ‘규모’ 모두 공격적이다. 게임업체 외에도 인공지능(AI)·보안·SNS 기업을 폭넓게 소화해내며 몸집을 불리고 있다. 사티아 나델라 MS 최고경영자(CEO) 취임 후 가속화한 전략적 행보다. ‘윈도’ 등 전통 소프트웨어(SW) 비중을 줄이고, 새 먹거리를 찾는 데 집중돼 있다. 구글·메타 등 빅테크들과의 경쟁을 정면돌파하기 위한 ‘필살기’를 찾는 과정인 셈이다.
MS의 M&A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시너지’다. 2010년대에 접어들면서 운영체제(OS) 주도권을 모바일로 넘긴 게 촉매가 됐다. 애플 iOS와 구글 안드로이드는 대세가 됐다. 수세에 몰린 MS는 클라우드를 새로운 먹거리로 내세우고 기반 기술인 AI와 보안 분야 M&A를 본격화했다. 지난해 4월 애플 음성비서 ‘시리’를 개발한 뉘앙스커뮤니케이션(뉘앙스)을 197억달러(약 23조5000억원)에 사들인 게 대표적이다. 뉘앙스는 의료진 음성 인식과 진료기록 자동화 기술을 보유한 곳이다. 인수 당시 MS는 “헬스케어 클라우드 확장에 속도가 붙게 됐다”고 발표했다. 클라우드 기술을 뒷받침할 보안회사도 인수했다. 지난해 리스크IQ, 클라우드녹스 등이 MS 품에 안겼다.
SNS도 공들인 분야다. 2016년 이뤄진 비즈니스 인맥 SNS 링크트인 인수는 MS의 ‘탈(脫)OS’ 전략을 극명히 드러낸다. 금액은 262억달러(약 31조2200억원)로 MS 창사 이후 가장 큰 M&A였다. 주당 인수가액은 196달러(약 23만3500원). 당시 시장 거래가의 50% 가까이 웃돈을 붙여 사들인 것이다. 200여 개국에 4억 명 넘는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던 링크트인은 메타에 맞설 해법이었다.
MS는 최근까지도 SNS 업체 수집에 열을 올렸다. 2020년 중국 소셜 숏폼 앱 ‘틱톡’, 지난해에는 이미지 SNS 업체 ‘핀터레스트’ 인수를 검토했다.
MS의 ‘광폭 행보’는 계속될 전망이다. 2014년 나델라 CEO 취임 이후 MS가 진행한 M&A는 10건 정도다. 이 중엔 75억달러(약 9조원)에 인수한 오픈소스 저장소 깃허브, 교육용 소프트웨어 회사 티처케이밍LCC 등 중장기적 시너지를 염두에 둔 업체도 포함됐다. 정보기술(IT)업계 관계자는 “MS는 M&A 시너지 범위를 예상보다 넓게 바라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시은 기자 s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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