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포치료제 개발업체 네오젠TC가 암환자를 대상으로 차세대 세포치료제 임상시험에 나선다.
이희진 네오젠TC 대표(사진)는 12일 기자와 만나 “기존 요법으로 잘 치료되지 않는 비소세포폐암이나 삼중음성유방암 등 고형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 1상 시험계획(IND)을 이달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신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른 항암제와 함께 투여하지 않는 단독요법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임상에 들어가는 세포치료제는 암세포를 공격하는 면역세포(T세포)를 떼어낸 뒤 대량 배양한 종양침윤림프구(TIL) 치료제다. 국내에서 TIL 치료제를 임상 단계까지 끌어올린 회사는 네오젠TC뿐이다.
이 대표는 “TIL 치료제는 조직생검이나 수술을 할 때 떼어낸 환자의 종양에서 면역세포를 분리한 뒤 배양해 만드는 맞춤형 치료제”라며 “한 번 치료에 투입되는 T세포 1000억 개를 28일 안에 불릴 수 있는 배양 기술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차세대 세포치료제로 불리는 TIL 치료제는 아직 전 세계적으로 허가된 제품이 없다. CAR-T(키메릭항원수용체T세포) 치료제가 혈액암 분야에서 얻은 ‘꿈의 항암제’ 타이틀을 고형암 분야에서 따낼 것으로 기대되는 유망주다.
CAR-T 치료제는 혈액암 세포에서 발견된 1개 항원만 추적해 파괴할 수 있는 게 한계다. 이 때문에 여러 항원이 있는 고형암에는 잘 안 듣는다. TIL 치료제는 환자의 암세포를 인식해 종양에 모여든 경험이 있는 T세포만 골라 배양하기 때문에 여러 개의 항원을 동시에 추적할 수 있다고 이 대표는 설명했다.
CAR-T 치료제 대비 제조 공정이 상대적으로 간단한 것도 TIL 치료제의 장점이다. CAR-T 치료제는 혈액암 항원을 추적하는 레이더 역할의 수용체를 유전자 조작을 통해 T세포에 집어넣어 만든다. 하지만 TIL 치료제 제조 과정 중엔 유전자 조작이 필요 없다. 이 때문에 3억~5억원이 드는 CAR-T 치료제보다 저렴한 세포치료제가 될 것이라는 기대를 받는다.
이 대표는 “이론적으로 T세포의 공격력이 NK(자연살해)세포보다 센 만큼 TIL 치료제의 효과가 NK세포 치료제보다 높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TIL 치료제가 각광받기 시작하면서 해외 업체들도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 아이오반스는 고형암을 대상으로 임상 2상을 진행하고 있다. 미국 머크(MSD)의 면역항암제 ‘키트루다’가 듣지 않는 전이성 폐암 환자 13명에게 TIL 치료제를 투여해 2명에게서 암세포가 사라지는 완전관해(CR)를 확인했다.
네오젠TC는 서울아산병원 병리과 교수인 이 대표가 2020년 설립했다. 지금까지 총 172억원을 벤처캐피털(VC) 등으로부터 투자받았다.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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