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여 개그맨 강성범 씨는 최근 정치권에서 '멸공' 논란에 휩싸인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빗대 "3대 세습을 실제로 실천 중이니 북한의 심리 상태를 누구보다 잘 알고 계실 것이다. 제발 멸공 부탁드린다"라고 말했다.
강 씨는 지난 10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멸공주의자 정용진 씨를 칼럼합니다'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그는 "멸공에만 전념하려면 사업에서 손을 떼는 게 국가와 국민을 위해 그리고 그룹을 위해 더 큰 이득이 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정 부회장이 최근 올린 글을 보니 멸공의 대상이 중국, 베트남 공산당이 아니라고 했다. 사업에 지장이 가면 안 되니 이해한다"며 "그동안 본인이 손댄 사업들이 그룹에서 보기에 면목이 없는 수준들이라 물려주신 어른들께 죄송하기도 할 것"이라고 비꼬았다.
그러면서 "지금 시민들이 정 부회장의 사업 부담 덜어드리려고 운영하는 사업들 열심히 찾아보고 있다"며 "공산국가에도 정 부회장의 멸공주의자적인 말씀을 홍보하려고 노력을 하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정 부회장이 이런 어려운 길을 가시게 된 이유는 미안함에서 시작되신 것 같다. 본인은 안타깝게도 몸무게가 너무 많이 나가서, 1kg 더 나가서 군대에 가지 못했다"며 "대한민국 대부분 남자는 국방의 의무 때문에 인생에서 가장 혈기왕성한 시기에 군대에 가서 멸공을 위해 작은 힘이나마 보태는데 물론 본인은 너무너무 멸공을 위해서 군대에 가고 싶었지만 못 간 것"이라고 했다.
강 씨는 "지금 대선 후보도 그렇고 정치인들도 앞장서고 정 부회장을 응원하고 있다. 먼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정 부회장의 이마트에 가서 멸치와 콩을 샀다고 한다"며 "하긴 뭐 윤 후보도 안타깝게 눈이 안 좋으셔서 군대에 못 갔으니까 멸공에 보탬이 못된 것이 한이 됐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정 부회장은 진심으로 국가와 국민을 위해 공산당을 멸하자는 것인데 윤 후보는 그걸 정치적으로 이용하면 안 된다"며 "대선 후보라는 분이 재벌한테 기대서 뭐라도 얻어먹으려고 하면 국민들이 뽑겠나. 그럴 거면 그냥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한테 가서 기대라"라고 덧붙였다.
앞서 정 부회장은 친여 인사들로부터 '멸공할 것이라면 군대에 갔어야 한다'는 비판을 받자 "(북한이) 미사일 날리고 핵무기로 겁주는 데 안전이 어디 있나"라며 "사업하면서 (북한 때문에) 외국에서 돈 빌릴 때 이자도 더 줘야 하고 전쟁 위험 때문에 보험 할증도 있다"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내 일상의 언어가 정치로 이용될 수 있다는 것까지 계산하는 감, 내 갓끈을 어디서 매야 하는지 눈치 빠르게 알아야 하는 센스가 사업가의 자질이라면 함양할 것"이라며 사실상 정치권 내 이념 논쟁을 촉발한 '멸공' 이슈를 더는 거론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bigze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