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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망 혼란 시달린 美 기업들 '리쇼어링' 속도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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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조지아주 스웨인스버로에 있는 의류업체 아메리카 니트. 2019년 설립된 이 회사는 현지에서 재배한 면화로 고급 티셔츠를 생산한다. 이처럼 원재료 확보부터 제조까지 모든 단계를 자국에서 처리하는 미국 의류업체는 드물다. 적어도 제조는 중국처럼 인건비가 저렴한 국가에서 해결하는 게 일반적이다. 그런데 이 회사는 오히려 현재 65명인 미국 생산시설 근로자를 100명으로 늘릴 예정이다. 스티브 호킨스 아메리카 니트 공동 창업자는 “그동안 중국 등 다른 나라로 넘어갔던 생산 기능이 미국으로 돌아오고 있다”며 “우리는 이런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는 점을 이미 증명한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제조업체들의 리쇼어링(해외 진출 기업의 본국 회귀)이 본격화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세계적인 공급망 병목 현상이 심화하면서 생산시설을 소비시장에 가까이 두는 게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미국 정부도 보조금을 내걸고 자국 제조업체들의 리쇼어링을 유도하고 있다.
유턴하는 美 기업들

뉴욕타임스(NYT)는 5일(현지시간) 세계적인 공급망 혼란 속에 미 제조업체들의 본국 회귀 움직임을 전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공장 가동 중단과 물류 대란을 겪은 미국 기업들이 장기적인 생존 대책을 고민하기 시작한 것이다.

완성차 업체 제너럴모터스(GM)는 지난달 미시간주에 40억달러를 들여 전기자동차와 배터리 공장을 확장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발표했다. 메모리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테크놀로지는 지난 10월 미국에 반도체 연구와 생산시설 건설을 위해 1500억달러를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미국 기업만 미국 투자를 늘리는 게 아니다. 일본 도요타는 노스캐롤라이나주에 자동차용 배터리 공장을 건설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텍사스주에 170억달러를 투자해 반도체 공장을 짓기로 했다. 팀 잉글 도요타 북미법인 기업전략 부문 부사장은 “코로나19 확산 이후 생산시설을 고객과 가까이 두는 것이 절대적으로 중요해졌다”고 했다.

컨설팅업체 EY-파르테논은 자동차 반도체 방위산업 항공 제약 등의 부문에서 리쇼어링 움직임이 활발할 것으로 전망했다. 생산 과정이 복잡하고 완성품 판매 가격이 높은 상품을 제조하는 기업들이다. 반면 의류 가구 등 생산 자동화가 어렵고 노동력이 중요한 제품은 미국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작다는 관측이다. 윌리 시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중국은 여전히 노동력과 원자재 공급 측면에서 미국보다 우위에 있다”며 “(중국의) 시간당 2달러50센트 임금을 극복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니어쇼어링도 활발
NYT는 미국 행정부가 보조금을 내걸어 제조업체의 리쇼어링을 유인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실제로 미국 반도체 제조업체에 520억달러의 보조금을 지급하는 조 바이든 행정부의 제안에 여야 간 이견이 없다.

제조업계에서는 멕시코처럼 미국과 가까운 국가에 공장을 짓는 ‘니어쇼어링(near-shoring)’도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멕시코에 생산기지를 두면 해상으로 운송할 필요 없이 트럭을 활용해 보다 안정적으로 상품을 운반할 수 있기 때문이다.

NYT는 수십 년간 감소세를 보인 미국 제조업의 고용이 조금씩 회복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25년 전 1700만 명 이상이었던 미 제조업 종사자는 2010년 1150만 명으로 급감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다시 1250만 명으로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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