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화이자의 먹는(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팍스로비드’를 추가 구매키로 했다.
화이자는 미국 정부가 팍스로비드 1000만명분을 추가 구매하기로 약속했다고 4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로써 지난해 선구매키로 한 1000만명분에 더해 미국에 공급되는 팍스로비드 양은 총 2000만명분으로 늘었다.
화이자는 기존 1000만명분은 오는 6월까지, 나머지 1000만명분은 9월까지 배송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같은 날 백악관도 성명을 내고 팍스로비드 생산 확대를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다.
백악관은 “대통령이 필요한 경우 국방물자생산법(Defense Production Act) 활용을 포함해, 약을 만드는 데 필요한 모든 자원을 화이자에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고 전했다. 국방물자생산법에 따르면 미국 대통령은 전시처럼 긴박한 상황에 민간기업에 주요 물자 생산을 확대하도록 명령할 수 있다.
알버트 불라 화이자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오미크론 변이가 급증하면서 치료 방법의 가용성과 접근성이 중요해졌다”며 “팍스로비드는 오미크론에 대해 강력한 항바이러스 활성을 유지하고, 코로나19로 인한 입원 및 사망 위험도를 낮춰주는 결과를 보였다”고 말했다.
팍스로비드에는 화이자가 개발한 프로테아제(Mpro) 억제제인 니르마트렐비르가 포함돼 있다. 코로나 바이러스 복제를 위해 필요한 효소인 ‘SARS-CoV-2 프로테아제’ 활성을 차단하도록 설계됐다.
화이자가 발표한 임상결과에 따르면, 팍스로비드는 증상 발현 후 3일 이내의 코로나19 관련 입원 또는 사망 위험을 위약군에 비해 89% 감소시켰다.
이 같은 결과를 바탕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작년 12월 팍스로비드 긴급사용승인을 허가했다. 입원 또는 사망 위험이 높은 경증 및 중등도의 12세 이상 코로나19 환자가 치료 대상이다.
화이자는 올해 팍스로비드 목표 생산량을 기존 8000만명분에서 1억2000만명분으로 늘릴 계획이다. 팍스로비드를 세계에 공평하게 지급하겠다고도 했다.
화이자 측은 “코로나19 대유행 기간, 국가별 소득 수준을 기반으로 가격을 책정할 것”이라며 “고소득 및 중상위 소득 국가는 저소득 국가보다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도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