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23년 치러질 국제해양법재판소(ITLOS) 재판관 선거에 이자형 국제법률국장이 후보자로 선정됐다. 정부가 국제법 학자 출신이 아닌 현직 외교관을 재판관 후보로 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30일 “2023년 국제해양법재판소 재판관 선거와 관련해 이자형 국제법률국장을 우리나라 후보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국제해양법재판소는 유엔해양법협약(UNCLOS)의 해석·적용과 관련된 분쟁 해결을 맡는다. 9년 임기(연임 가능)의 재판관 21명으로 구성되며 재판관은 유엔해양법협약 당사국 총회에서 투표로 선출된다. 정부는 선거가 치러지는 2023년 6월 UNCLOS 당사국 총회까지 이 후보자에 대한 지지를 모으는 외교 활동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일반적으로 세계 각국은 국제해양법재판소에 자국 출신 재판관을 두는 것을 의미있다고 여겨 신임 재판관 선출 때 치열한 선거전에 나선다. 한국에선 고려대 법대 교수 등을 지닌 고(故) 박춘호 재판관이 1996∼2008년 재판관직을 역임했으며 이후 백진현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가 2009년부터 재판관을 맡아왔다.
현직 외교관이 정부가 추천하는 ITLOS 재판관 후보가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한국제법학회도 관련 규정에 따라 상임이사회를 거쳐 이번에 학계 인사 등 복수 후보 추천을 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최종적 후보 지명 권한은 외교부에 있다. 외교부 당국자는 “후보자의 경험·역량, 국제법 실무계의 분쟁대응역량 강화, 유관기관 의견, 해양 관련 주요국 포함 여타국 사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며 “후보를 선정할 때 단순하게 학자적 측면에서의 법리 형성뿐 아니라 해양분야 분쟁에 관한 실무적 이해도도 함께 본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해외에서는 외교관 출신이 재판관을 맡는 경우가 일반적이라는 게 외교부 측 설명이다. 외교부와 국제해양법재판소 등에 따르면 현직 재판관 21명 중 19명이 정부 출신 인사고, 이 가운데 중국·일본을 포함한 17명이 외교부 출신이다. 일본도 한국과 같은 시기에 자국 재판관을 재선출하려 하고 있는데, 외무성 국제법률국 심의관을 지낸 현직 주네덜란드 대사를 후보로 선정한 상태다. 이 당국자는 “특별히 결과가 좋을 경우 여러 해양법 분야에서 국익 증진에 기여할 가장 적임자라고 생각해 유관부문과 공감을 이뤄 선출했다”고 밝혔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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