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12월 31일 05:56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공기업에서 출자·운영하는 회사가 발행하면서 연 7% 수준의 고수익을 제공하는 회사채가 나온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새만금 태양광 발전 사업을 ‘주민참여 수익공유형’으로 추진하는 과정에서 사업자금을 고금리로 빌려쓰도록 하는 자금조달 구조를 짠 결과다.
30일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이 정리한 ‘새만금 육상 태양광 2구역 발전사업’ 자금조달 계획을 보면 사업 시행사인 군산육상태양광㈜은 사업비 가운데 664억원을 사모사채 발행으로 조달할 계획이다. 총 사업비 1268억원의 절반 수준이다. 2020년 설립한 군산육상태양광은 시장형 공기업인 한국서부발전이 75.3% 지분을 보유한 회사다. 내년 1월 중 99메가와트(MW)급 발전소 상업운전을 개시, 연간 190억원의 발전수익을 기대하고 있다.
군산시가 모집하는 시민 펀드에 배정할 예정인 이 사모사채는 5년 만기로 총 15년 동안 원금을 줄여가며 차환(기존 회사채를 갚기 위해 새로 발행)할 예정이다.
유사시 서부발전의 지원 가능성이 매우 높지만 사모사채 신용등급은 투자적격 최하단으로 평가받았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 29일 ‘BBB-(안정적)’ 등급을 부여하면서 총투자비의 80%를 빚으로 조달하는 데 따른 미흡한 재무안정성을 부정적 요소로 반영했다고 밝혔다. 서부발전의 지원 가능성은 “사업적·전략적 통합도를 고려할 때 양호하다” 수준으로 평가했다.
앞서 군산시는 내달 중 군산 시민을 대상으로 펀드를 모집하고 5년 간 투자금액의 7%(세전)를 배당 수익으로 제공하겠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채권평가사들에 따르면 국내에서 BBB- 신용등급 5년 만기 회사채는 평균 연 8.5% 수준의 금리에 발행, 유통되고 있다.
군산육상태양광의 재무안정성은 갈수록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분석이다. 서부발전은 운영을 맡는 동시에 20년 장기계약에 기초해 REC(Renewable Energy Certificates·재생에너지 인증서)를 매입할 예정이다. 태양광 발전소는 발전량으로 계산한 매출과 정부 보조금 성격의 REC를 합해서 총수입을 인식한다.
이태호 기자 th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