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자진단키트는 99% 수준인 높은 정확도 덕분에 코로나19 확진에 쓰인다. 그러나 현장진단에는 거의 쓰이지 않았다. 임신진단기처럼 별도 장비 없이 15분이면 결과가 나오는 항원진단키트와 달리 유전자를 증폭하는 별도의 장비가 필요하고 결과 확인에 2시간 이상이 걸렸기 때문이다.
이 같은 단점이 해결된 분자진단키트가 내년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에이아이더뉴트리진은 “별도 장비 없이 30분이면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알 수 있는 가정용 분자진단키트를 개발했다”고 23일 밝혔다. 이 제품의 시연회를 이날 경기 성남시에 있는 글로벌R&D센터에서 진행한다.
자가진단이 가능한 분자진단키트는 아직까지 국내에서 상용화된 사례가 없다. 미국에선 현지 기업인 루시라가 전자칩을 이용해 별도 장비 없이 이용 가능한 현장진단용 제품을 내놨다. 그러나 5만원이 넘는 가격과 면도기 만한 크기로 인해 항원진단키트 위주인 현장진단을 대체하지는 못했다. 납작한 아이스크림 막대기 크기의 항원진단키트는 수천원이면 구매할 수 있다. 정확도가 80~90% 내외여도 항원진단키트가 현장진단 시장을 장악할 수 있었던 이유다.
에이아이더뉴트리진은 기존 현장진단용 분자진단키트보다 3분의 1 저렴한 가격에 자가진단 제품을 공급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회사 측은 “전자칩이 아닌 종이에 리보핵산(RNA)을 증폭하는 바이오센서를 탑재해 생산 비용을 낮추고 제품 크기를 줄였다”고 설명했다. 30분 안이면 육안으로 감염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에이아이더뉴트리진은 측은 제품의 상용화를 위해 내년 초 임상평가를 진행할 계획이다. 회사는 기존 분자진단제품의 정확도 수준인 99%에 가까운 97~98%의 결과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종철 에이아이더뉴트리진 대표는 “진단과 진단 데이터 관리, 두 부분 모두에서 제품과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다”며 “종이 기반 바이오센서를 이용한 ‘랩온페이퍼(LOP)’ 진단 기술을 이용해 누구나 쉽게 집 또는 동네 클리닉에서 검사 결과를 확인하고, 치료 솔루션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이주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