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단횡단을 하던 사람을 친 운전자가 경찰에 전화로 신고했지만, 직접 차에서 내려 피해자를 쫓지 않은 탓에 과태료를 부과받은 사건이 발생했다. 운전자는 사고 당일 통화에서 경찰관이 따로 이와 관련된 언급을 하지 않았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유튜브 채널 '한문철 TV'에는 14일 '전화 신고는 무효인가요? 경찰이 무단횡단한 사람과 사고 후 즉시 도망가는 사람을 쫓아가야 하고 전화상 신고가 아닌 직접 찾아와서 신고를 해야 했다고 합니다'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영상에는 운전자 A 씨가 도로에서 무단횡단을 하는 한 고등학생을 친 모습이 담겨 있다.
A 씨는 "사고가 발생하고 약 50분이 지난 뒤 경찰청 민원 대표번호를 통해 신고했다"며 "무단횡단자와 접촉이 있었는데 그냥 가버려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몰라 전화를 했다고 하니 신고 접수를 해준다고 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사고 당일 무단횡단했던 사람의 보호자한테 연락이 왔고 무릎이 까지고 손톱이 긁혔다는 이야기를 했다. 진단서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며 "저는 과실이 없다고 판단하고 대인 접수를 안 해주고 있었다"라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사고가 발생하고 5일이 지난 뒤 경찰서로부터 연락이 와서 방문 후 진술서를 작성하는 데 무조건 차량과 사람의 사고이니 차량이 가해자라며 조서 작성 시 '가해자에 체크'하라고 일방적인 지시를 받았다"며 "조사 후 범칙금이 부과될 것이라는 얘기도 들었다"라고 했다.
이어 "경찰은 어떻게 해서든 차에서 내려 (무단횡단자를) 쫓아갔어야 하며 전화상이 아닌 직접 서로 찾아와 신고를 해야 한다고 했다"며 "'길을 건너 따라가려다가 마주 오는 차량에 2차 사고를 당하면 어떡하느냐', '차를 세워놓고 무단횡단자를 쫓아가면 차량흐름에 방해되는 것은 어쩌느냐'라고 물으니 조사관은 '더 적극적으로 대응했어야 한다'는 말만 했다"라고 전했다.
끝으로 "앞으로도 안쪽 차선이고 평상시 급출발도 하지 않지만, 우측 후방 쪽에서 (사람이) 갑자기 나타나면 피하기 어려울 것 같다"며 "더욱더 조심해야겠지만 트라우마가 생겨버렸다"라고 호소했다.
이를 본 한문철 변호사는 "직접 찾아가야 신고해야 하는 게 납득이 안 간다"며 "어린이 같은 경우는 쫓아가서 찾는 게 말이 될 수 있지만, 뒤에서 차들이 클락션을 울려대는 상황이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무단횡단자의 일종의 칼치기인데 이 사건이 유죄가 나오면 앞으로는 신호를 바꾸니 후 출발할 때 좌우 사이드미러와 룸미러를 모두 살펴봐야 한다는 것"이라며 "범칙금을 거부하고 즉결심판을 보내달라고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bigze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