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 사건의 1심 주심 판사인 권성수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사법연수원 29기)와 2심 재판장인 엄상필 서울고법 부장판사(23기)가 변호사들로부터 올해의 우수법관으로 선정됐다. 자녀 입시비리와 사모펀드 관련 혐의로 재판을 받은 정 전 교수는 1·2심에서 모두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서울변회는 소속 변호사 1703명의 ‘2021년 법관평가’를 바탕으로 28명의 우수법관을 선정해 13일 발표했다. 가장 높은 평가를 받은 법관은 서울중앙지법 이유형 부장판사로 99.14점을 받았다. 옵티머스자산운용 펀드 사건의 1심 재판을 맡은 허선아 부장판사는 작년에 이어 2년 연속 우수 법관에 선정됐다.
이 외에도 권영혜 서울중앙지법 판사는 판단 이유를 적지 않아도 되는 소액사건에도 이유를 기재해 소송관계인의 이해를 돕고, 친절하고 정중한 태도를 보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번 평가에는 서울변회 소속 1703명의 변호사가 총 1만274건의 평가표를 제출했다. 신뢰도 제고를 위해 변호사 5명 이상의 평가를 받은 법관만 집계대상으로 삼았다. 이들 중 평균 95점을 넘거나, 평가 횟수가 평균보다 1.5배 이상 많은데도 90점을 넘은 판사들이 우수 법관으로 뽑혔다.
서울변회는 “우수법관으로 선정된 28명은 치우침 없는 충실한 심리, 충분한 입증기회 제공, 철저한 재판 준비, 경청과 충분한 배려, 적극적 소통 등의 모습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70세 피고인에게 반말..."말꼬리 잡으면 구속한다" 하기도
서울변회는 10명 이상의 변호사가 평가한 판사 가운데 점수가 가장 낮은 5명의 하위법관도 선정했다. 이들의 이름을 공개하진 않았으나, 하위 법관의 평가를 받은 사례를 공개했다.소개된 문제사례에는 △이유없이 1년간 소송 기일을 잡지 않는 사례 △일방적으로 판사와 고등학교 선배인 피고 소송대리인의 편을 드는 사례 △구속된 증인이 교도관의 실수로 출석하지 못했음에도 과태료 처분을 취소하지 않은 사례 △저년차 변호사에게 면박을 주는 사례 등이 포함됐다.
서울변회는 “최하위를 기록한 법관은 소송대리인의 말을 전혀 들으려 하지 않았고, 전제가 되는 사실관계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 했다는 평가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그외에도 “70세 피고인에게 반말로 호통을 치고, 판사의 말에 '예' '아니오'로 대답하라고 하고나, 피고인 말투를 가지고 ‘말꼬리를 길게 빼면 구속하겠다’고 발언한 법관도 있었다”고 소개했다.
오현아 기자 5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