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오미크론 확산이 인플레이션과 같은 현존 위험을 증폭시킬 수 있다”고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오미크론이 델타 변이보다 위력이 센지 평가하기엔 아직 이르다면서도 세계 경제에 미칠 충격은 강할 것이라고 내다본 것이다.오미크론 사태가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이는 흐름은 델타 변이 확산 때와 같을 것으로 예상된다.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 주요 제조국이 공장을 폐쇄하면 공급난에 따른 물가 상승이 심화할 수 있다. 임금 상승세가 가팔라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오미크론 감염을 우려하는 노동자들이 일터로 돌아가지 않을 경우 기업들이 유인책으로 임금을 올릴 가능성이 있어서다. 이코노미스트는 “인플레이션이 전반적으로 낮아지려면 소비자들이 관광 외식 등 서비스 부문으로 소비를 전환해야 한다”며 “하지만 오미크론이 이를 지연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오미크론은 신흥국의 경제 회복세에 더 큰 타격을 입힐 수 있다는 관측이다.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미국을 비롯한 주요 국가들이 기준금리를 올리면 신흥국에서 자본이 빠져나가면서 신흥국 통화 가치와 주가가 급락하는 ‘테이퍼 탠트럼(긴축 발작)’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국제금융협회(IIF)는 최근 보고서에서 신흥국들에서 이 같은 현상이 이미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오미크론 사태를 언급하며 기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수정할 수 있다고 3일 밝혔다. IMF는 지난 10월 공급망 병목현상 등을 반영해 올해 세계 성장률 예상치를 기존 6.0%에서 5.9%로 하향했다.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4.9%를 제시했다.
골드만삭스는 오미크론 출현에 따른 불확실성을 이유로 내년 미국의 성장률 예상치를 4.2%에서 3.8%로 낮췄다. 올해 4분기 성장률 전망치는 3.3%에서 2.9%로 하향 조정했다.
오미크론이 오히려 인플레이션 압력을 낮출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로랑스 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뉴욕타임스에 “오미크론이 이전처럼 대처할 수 있는 것이라면 공급망 붕괴가 연장되고 인플레이션이 장기화할 것”이라면서도 “셧다운이 확대된다면 소비 수요가 줄어들고 물가 상승세가 억제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