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자제품 소매업체 베스트바이의 주가가 급락했다. 코로나19 특수가 끝나간다는 관측이 나오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최근 미국 사회에서 증가하는 절도범으로 인해 베스트바이 실적이 악화될 수 있다는 전망까지 가세하며 주가를 끌어내렸다.
23일(현지시간) 베스트바이 주가는 전거래일 대비 12.31% 내린 121.01달러에 장을 마쳤다.
이날 발표한 실적이 발단이었다. 이날 베스트바이는 8~10월 매출이 119억1000만달러를 기록, 시장 예상치(115억8000만달러)를 웃돌았다고 밝혔다. 다만 성장동력으로 평가받던 온라인 매출이 같은 기간 10.1% 급감한 것으로 집계되면서 시장에 실망을 안겼다. 실적 전망도 밝지 않았다. 베스트바이는 다음 분기 매출이 164억~165억달러를 기록하며 동일 점포 기준 매출이 1~2%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코로나19 확산 당시 증가한 가전 교체 수요가 일단락된 데다 공급망 병목현상까지 영향을 미칠 것이란 게 이유다.
이뿐만 아니라 ‘도둑 문제’까지 발목을 잡았다. 최근 미국의 유통 매장을 대상으로 한 절도 행위가 늘어나면서 실적을 악화시키고 있다. 코리 배리 베스트바이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미국 전역에서 조직화된 절도 행위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며 “실적에 압박을 줄 수 있으며 임직원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베스트바이의 한 매장에선 12명 넘는 범죄자가 몰려와 물건을 강탈한 적도 있다.
이는 베스트바이만의 문제가 아니다. 드러그스토어 업체 월그린은 샌프란시스코 지역의 절도가 급증하면서 5개 상점을 폐쇄하기도 했다. 캘리포니아주의 한 백화점에는 80명의 강도가 동시에 들이닥쳐 명품 매장의 상품을 약탈해 가기도 했다. 미국소매연맹이 지난해 말 발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조직적인 절도 범죄로 소매업자가 보는 피해는 매출 10억달러당 평균 72만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통신은 “형사 사법 개혁으로 최근 수십 년 동안 좀도둑에 대한 처벌이 완화됐다”며 “2000년 이후 최소 40개 주에서 중범죄 혐의 기준이 되는 도난 상품의 가치를 계속해서 높였다”고 지적했다.
이슬기 기자 surug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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