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이 앞으로 3년간 청년 일자리 4만6000개를 만들겠다고 22일 발표했다. 이 중 3만 개는 현대차그룹이 직접 채용하는 방식으로 창출한다. 정의선 회장은 “기업으로서 사업을 많이 번창시켜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들고, 또 그 일자리에서 청년들이 재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현대차그룹의 의무”라고 말했다.
로봇, 수소, 자율주행 인력 대거 채용
현대차그룹과 정부는 이날 경기 고양시 현대모터스튜디오에서 간담회를 열고 ‘청년희망 온’ 프로젝트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이 자리에는 김부겸 국무총리와 정 회장 등이 참석했다.현대차그룹이 향후 3년간 약속한 신규 일자리는 4만6000개다. 3만 명을 직접 채용하고, 인재 육성 및 창업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1만6000명이 일자리를 가질 수 있도록 돕기로 했다. 직접 채용은 로보틱스, 미래항공모빌리티, 수소에너지, 자율주행 등 신사업 분야에 집중될 전망이다.
인재 육성 프로그램은 △그룹사 인턴십 기회 제공(연 3400명) △연구장학생, 계약학과, 특성화고 등의 산학협력 추진(5600명) △이공계 대학생 및 대학원생 대상 미래기술 직무교육(6000명) 등이다. 이를 통해 매년 5000명씩 3년간 1만5000명을 선발한다. 현대차그룹은 또 스타트업 발굴·육성 플랫폼인 제로원(600명)과 현대차정몽구재단의 ‘H-온드림’(400명)을 통해 3년간 1000명의 창업을 지원한다.
“청년 채용은 우리의 의무”
정 회장은 인사말에서 “앞으로 청년들이 이 나라를 이끌어 나가야 하기 때문에 우리가 청년들과 더 소통하면서 미래를 어떻게 같이 만들어 가야 할 것인가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며 “일자리 창출도 당연히 우리가 해야 할 의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대차그룹이 새롭게 시작하는 사업이 많이 있다”며 “앞으로 이런 분야에서 청년들이 더 많이 동참해 실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정 회장은 ‘의무’라는 표현을 여러 차례 쓰면서 청년 일자리 창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회사의 미래 경쟁력을 위해 청년들을 채용하는 측면도 있지만, 기업의 사회적 의무를 다하기 위해서라도 청년 일자리를 늘리겠다는 의미다.
김 총리는 “정 회장은 고 정주영 선대회장의 ‘현대 정신’과 정몽구 명예회장의 사회공헌 활동을 ‘미래와 나눔’을 통해 더 발전시키고 있다”며 “우리 청년들의 희망이 계속 커질 수 있도록 기업과 정부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화답했다.
정의선 “배터리 생산 안 한다”
현대차그룹은 정부가 추진하는 청년 일자리 창출 프로젝트인 ‘청년희망 온’에 여섯 번째로 참여했다. 국내 기업들이 이 프로젝트를 통해 창출하겠다고 약속한 일자리는 모두 17만9000개에 달한다. KT(1만2000개)가 가장 먼저 참여했고 삼성전자(3만 개), LG그룹(3만9000개), SK그룹(2만7000개), 포스코그룹(2만5000개) 등이 뒤를 이었다.정 회장은 행사 직후 기자들과 만나 전기차 사업 방향도 밝혔다. 그는 배터리 내재화에 대해 “배터리셀을 연구할 수는 있지만, 생산은 배터리업체에서 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그동안 전기차 시대가 오면 현대차그룹이 핵심 부품인 배터리를 내재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있었다. 미국에서 전기차를 언제부터 생산할지에 대한 질문에는 “배터리나 반도체 부문이 같이 해결돼야 하지만 준비가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다”며 “시기는 (시장 상황 등을) 보고 있다”고 답했다.
도병욱/문혜정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