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김장에 사용되는 주요 채소류인 배추와 마늘을 시장에 내놓는다. 최근 농산물 가격이 오르면서 김장비용이 크게 뛸 것으로 우려되자 비축 물량을 방출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농산물 소비쿠폰 할인 상한액을 확대해 가계의 식료품 구입 부담을 전반적으로 낮추기로 했다.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18일 충남 당진시의 가을배추 수확 현장을 방문해 배추 생육 상황과 출하 여건을 점검했다. 김 장관은 “정부 보유 비축 물량과 농협 계약 물량을 시장에 충분히 공급해 김장철 배추 수급을 관리하고, 할인행사 등을 통해 소비자 부담을 완화하겠다”고 말했다.
농식품부는 배추 가격 안정을 위해 매일 200~300t가량의 정부 비축 물량을 서울 가락시장을 통해 공급한다고 밝혔다. 총 공급 가능 물량은 농협 계약 물량을 포함해 15만3000t 규모다. 마늘은 정부 비축 물량 3000t 중 2000t을 우선 공급하기로 했다. 깐마늘과 피마늘 각각 1000t이 공급될 예정이다. 1400t을 비축하고 있는 고추와 1000t이 있는 무도 가격 상황에 따라 내놓기로 했다.
정부는 주요 김장 채소류를 구매할 수 있는 농축산물 할인 쿠폰도 최근 제공하기 시작했다. 대형마트와 전통시장에서 김장 채소류, 돼지고기 등을 구매할 때 20~30% 할인받을 수 있는 쿠폰이다. 지난해에 비해 할인 한도를 1만원 늘려 최대 2만원까지 할인된다고 농식품부는 설명했다. 전국 800여 곳의 하나로마트에선 채소류를 최대 40% 할인 판매하는 행사도 연다.
농식품부는 농촌진흥청, 농협,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등 관계기관과 함께 김장 채소 수급안정대책반을 가동해 수급 상황을 점검하면서 장애 요인이 발생하면 신속히 해결한다는 계획이다.
농식품부가 정부 비축 채소류 방출과 할인행사를 하는 것은 올해 채소류 수급 불안으로 김장비용이 크게 뛸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물가협회는 지난 15~16일 서울 등 6개 대도시 전통시장과 대형마트에서 김장 재료 가격을 조사한 결과 작년에 비해 비용이 크게 올랐다고 밝혔다. 4인 가족 기준 김장비용은 전통시장에서 구매했을 때 35만5500원, 대형마트 구매 시 41만9620원으로 조사됐다. 각각 전년 대비 8.2%, 5.8% 높다. 전통시장 평균 가격 기준 배추가 71.1% 올랐고, 쪽파 깐마늘 등의 값도 상승세를 나타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이른 한파로 중부지역 김장이 예년보다 빨리 시작되면서 수요 측 요인으로 배추 가격이 오르는 등 김장비용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정부 비축 물량 방출과 11월 중순 이후 전남 등 전국적인 배추 출하량 확대 등으로 가격이 안정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