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이 없는 무주택 가구가 큰 폭으로 증가해 사상 첫 900만 가구를 돌파했다. 서울지역에선 절반이 넘는 가구가 집을 소유하지 못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집값이 가파르게 상승한 결과다.
16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주택소유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1일 기준 일반 가구 2092만7000가구 중 주택을 소유하지 못한 무주택 가구는 919만6539가구를 기록했다. 전체 가구의 43.9%가 무주택 가구에 해당했다.
무주택 가구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매년 증가하고 있다. 2017년 867만3868가구에서 2018년 874만5282가구, 2019년 888만6922가구 등으로 늘었다. 지난해에는 통계 작성 이후 처음으로 900만 가구를 돌파했다.
주택 소유 가구는 지난해 1173만가구로 56.1%에 해당했다. 2019년 56.4%에 비해 주택 소유가구 비중이 0.3%포인트 감소했다. 지역별로 보면 울산과 전남, 경남을 제외한 전국에서 주택소유가구 비중이 줄었다.
서울은 398만2290가구 중 192만8074가구(48.4%)만이 주택을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주택 가구는 205만4216가구에 이르렀다. 전국에서 유일하게 주택 소유가구 비중이 50%를 밑돌았다. 높은 집값 때문에 주택 구매가 어려운 서울의 현실을 드러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소유 가구당 평균 주택 수는 1.37채에서 1.36채로 감소했다. 1가구 1주택은 853만9000가구로 전체의 72.8%를 차지했다. 다주택자 중 51개 이상의 주택을 소유한 가구는 2000가구로 집계됐다.
실제 주택의 자산가액별 통계를 보면 고가 주택이 크게 늘고 있다는 점이 확인된다. 공시가격 6억~12억원 구간의 주택을 소유한 가구는 2019년 78만9000가구에서 지난해 111만3000가구로 증가했다. 같은기간 12억원 초과 주택을 보유한 가구는 30만5000가구에서 44만8000가구로 50%가까이 늘었다.
청년가구의 영끌 주택 구매의 영향도 발견됐다. 주택을 소유한 30대 미만 가구주는 지난해 18만7000가구로 집계됐다. 2019년 16만9000가구에서 1만8000가구 증가했다. 증가율은 10.5%로 유일하게 10%대를 웃돌았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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