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이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의 생일을 축하하며 김 여사의 인간적인 면모에 대한 칭찬을 아낌없이 쏟아냈다.
탁 비서관은 15일 밤 페이스북에 "벌써 오늘이 다 지났지만 청와대에서의 마지막 생신을 축하드린다"며 "과묵한 대통령 옆에 여사가 있어 의전적으로 참 도움이 많이 됐다"고 적었다.
그는 "미국의 퍼스트레이디는 상징적인 역할뿐 아니라 공적인 역할이 함께 부여된다. '대통령의 배우자'로서 뿐이 아니라 '대통령 배우자'로 기능과 역할, 심지어 예산과 조직이 주어진다"며 "미쉘 오바마와 힐러리 클린턴은 그렇게 주어진 역할과 조직으로 구체적인 정책과 과제들을 선정해 임기 내 퍼스트레이디로서 자신만의 정책적 성과를 끌어내기도 했다"고 했다.
이어 "우리의 경우 '대통령 배우자'가 아닌 '대통령의 배우자'로 그 역할은 제한적이다. '국모', '영부인'으로서의 기대가 아직 남아 있는 동시에 '대통령의 배우자'를 넘어 '대통령 배우자'로서의 새로운 기대도 적지 않아 여러모로 조심스러운 부분이 많다"며 "공식적인 기록과 달리 청와대 안에서조차 '영부인'이라는 호칭을 쓰지 않기 시작한 것은 '김정숙 여사 때부터다. 어떻게 불리느냐가 그 인물의 본질을 규정하는 중요한 요소임을 떠올리면 의미 있는 변화였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탁 비서관은 "김정숙 여사 이야기를 쓰려니 임기 초반 관저에서 곶감을 만들기 위해 감을 깎아 주렁주렁 걸어 놓았던 장면이 떠오른다"며 "말 지어내기 좋아하고 못된 소리를 즐겨하는 자들은 그 모습을 보고 어디서 사다가 걸어 놓았다는 둥 했지만, 그 감은 일손 거들던 두어 명과 여사가 직접 깎아 말렸고, 먹기 좋아졌을 때 춘추관 기자들에게 선물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했다.
또 "여사는 손도 빠르고 솜씨도 좋아서 요즘은 내가 직접 얻어먹을 수 있는 기회가 없지만, 예전엔 고구마 하나 과일 하나를 내어줘도 모양도 맛도 달랐다"며 "게다가 여사는 미적인 감각이 프로 수준이라 정상들의 선물이라든지 국빈 방문 등 중요한 행사에서 미적인 부분에 대해 조언도 많이 해줬다"고 했다.
그러면서 "무엇보다 지난해 수해 때 소리소문없이 두세 명의 직원들만 데리고 자원봉사를 하러 간 것이나 아직은 공개할 수 없지만, 이런저런 사연 있는 분들을 청와대로 초청하거나 조용히 가서 위로하고 챙겨오셨다는 점이야말로 그 공감력, 감정이입이야말로 김정숙 여사의 가장 인간적이고 매력적인 면모가 아닌가 싶다"고 강조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