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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줄 알았던 고흐의 작품이…423억에 낙찰된 사연 [김동욱의 하이컬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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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사라져 행방을 알 수 없었던 빈센트 반 고흐의 작품이 경매시장에 등장해 거액에 낙찰됐습니다. 해당 작품은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 나치가 로스차일드 가문으로부터 강탈했던 작품이었던 이력이 있어 더욱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독일 슈피겔을 비롯한 주요 외신에 따르면 나치가 강탈했던 빈센트 반 고흐의 수채화 '건초더미(Meules de ble)'가 지난 11일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3590만달러(약 423억원)에 낙찰됐습니다. 고흐의 수채화 작품 중 최고가 기록도 갈아치웠습니다.

1888년 프랑스 아를 지방에서 완성된 이 작품은 1890년 고흐가 자살한 이후 그의 동생 테오에게로 넘어갔습니다. 이후 1905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슈테델리크 박물관 전시회에서 마지막으로 공개된 뒤 1970년대까지 행방이 묘연했던 이력이 있습니다. 나치 독일이 프랑스를 점령하던 기간에 프랑스 로스차일드 가문으로부터 이 작품을 약탈했던 것입니다.

2차 대전 이후 전쟁의 참화에서 살아남아 여러 사람의 손을 거친 이 작품은 미국 텍사스의 사업가 에드 콕스 소유로 넘어갔습니다. 어떻게 콕스의 소장품이 됐는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습니다. 이후 지난해 99세로 사망한 콕스의 이름을 따 인상파 화가들의 작품으로 구성된 '콕스 컬렉션'의 대표작으로 널리 알려졌다고 합니다.

크리스티 측은 원소유자 및 그 후손들과 오랜 협의 끝에 이 작품을 경매에 내놓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현재는 경매시장 최고의 인기작가지만 고흐는 생전에는 제대로 인정을 받지 못했습니다. 이 수채화의 경우에는 나치에 의해 약탈당하는 등 사라져버릴 뻔한 위기도 여러 번 넘겼습니다. 파란만장한 이력을 지닌 점이 이 작품의 가치를 더 높인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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