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기 암 환자의 신포괄수가제 변화에 따른 치료 중단 위기 호소에 보건복지부가 "기존 환자 치료 연속성은 보장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복지부는 9일 보도자료를 통해 "정부는 지난달 13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을 통해 내년부터 신포괄수가제 시범사업의 일부 제도가 개선될 것임을 안내했고, 안내 이후 기존에 신포괄수가제에서 면역항암제 등을 사용하는 환자들께서 진료비 부담 증가로 치료 연속성이 보장되지 않을까 우려를 표시했다"고 상황을 전했다.
이어 "정부는 지난달 20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종합국정감사에서 해당 환자들의 치료 연속성을 보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며 "정부가 안내한 제도 개선은 내년부터 시행하되, 기존 신포괄수가제에서 2군 항암제 등 전액 비포괄 약제로 치료를 받고 있는 분들은 내년에도 종전과 같은 본인 부담 수준에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규정을 마련할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유튜버이자 현대미술 작가 김쎌은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뼈전이 4기암/신포괄수가제, 키트루다 약값폭탄. 저 치료중단 할 수도 있어요'라는 제목으로 영상을 게재했다. 영상에서 김쎌은 신포괄수가제 변경으로 내년부터 현재 사용 중인 치료제인 키트루다 약값 부담이 커졌다고 밝혔다.
김쎌은 "최근 병원에 가서 의사 선생님에게 신포괄수가제 변경이 있다는 안내를 들었다"며 "기사를 찾아보니, 신포괄수가제를 통해 3주에 30만 원을 부담해 사용하던 키트루다를 내년부터 3주에 570만 원인 기존 약값 그대로 부담해야한다는 내용이었다"고 전했다.
김쎌은 "너무 힘들 때 이 제도를 알게 됐고,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몸은 힘들어도 (경제적인) 걱정은 덜었다"며 "3주마다 이 약으로 치료로 받으며 생명을 연장하고 있었고, 이미 뼈와 뇌, 폐, 림프샘 등 여러 곳에 전이된 상태였지만 저 약 덕분에 생명을 연장시키면서 보통 사람과 같은 모습으로 살아왔는데, 3주에 그 금액을 부담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냐"고 호소했다.
신포괄수가제는 고가의 비보험 항암제를 보험으로 받을 수 있도록 한다는 제도다. 2009년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에서 20개 질병군을 대상으로 시범사업이 시작된 이후 현재까지 567개 질병군을 대상으로 98개 기관 3만6000병상에 적용되고 있다.
이를 통해 환자는 입원 기간에 발생한 입원료·처치료·검사료·약제비 등을 미리 정해진 금액대로 지불하고, 의사의 수술·시술 등은 행위별 수가로 별도 보상이 가능했다. 일종의 '의료비 정찰제' 개념인 것.
하지만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98개 의료기관에 '희귀 및 중증 질환 등에 사용돼 남용 여지가 없는 항목 등을 전액 비포괄 대상 항목으로 결정했다'고 공지했다. 공지에는 희귀 및 중증 질환 등에 사용돼 남용 여지가 없는 항목 등은 전액 비포괄 대상항목(희귀의약품, 2군 항암제 및 기타 약제, 사전승인약제, 초고가 약제 및 치료재료, 일부 선별급여 치료재료)으로 결정됐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김쎌은 자궁경부암 4기 판정을 받고 2년째 투병 생활을 이어오고 있다. 김쎌이 사용 중인 키트루다는 원칙적으로 자궁경부암의 신포괄수가제에 포함되지 않는 약제로 알려졌다. 폐암 치료에서는 건강보험 적용으로 본인 부담금 5%만 내면 되지만 자궁경부암 치료에서는 효과성이 아직 명확하지 않아 본인 부담금을 100% 내는 것이 원칙이라는 것.
다만 신포괄수가제 시범사업 의료기관들이 제도 이해가 부족한 상태에서 자궁경부암 환자에 처방하는 키트루다 등 2군 항암제에도 본인 부담금 5%를 적용했고, 의료비 경감 혜택을 보려는 환자들이 시범사업 의료기관으로 대거 전원하기도 했다.
복지부는 시범 기관에서 진료받고 있던 환자들은 종전과 같은 비용으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한다고 밝혔다. 다만, 내년 신규 환자에 대해서는 신포괄수가제를 원칙대로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