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하반기 기업공개(IPO) 시장 최대어로 꼽혀온 카카오페이가 3일 유가증권 시장에 상장했다. 시초가가 공모가 9만원의 2배로 결정된 뒤 오전 10시9분 현재 시초가 대비 3.6% 웃도는 금액으로 거래되고 있다. 개장 이후 상한가로 치솟는 '따상'은 기록하지 못했다.
기관이 집중적으로 카카오페이를 순매수하며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는 상황이다. 오전 10시 기준 기관은 674억원가량을 순매수했다. 반면 외국인은 304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기관의 매수세가 강한 만큼 장 초반 따상은 실패했지만 장중 상한가를 기록하는 뒷심을 보일지 관심이 모아진다. 주식값이 오를수록 류영준 대표를 비롯해 카카오페이 임직원들이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으로 얻게 될 차익은 더 커진다.
3일 금융투자 업계 등에 따르면 류 대표는 지난 6월 30일 기준 스톡옵션 71만2030주를 보유 중이다. 스톡옵션이란 상장회사가 일부 임직원들에게 사전에 약속된 가격에 일정 수량의 자사 주식을 살 수 있는 권리를 주는 제도다.
류 대표의 행사가격은 주당 5000원이다. 공모가 9만원과 견주면 주당 8만5000원의 차익을 누리게 되는 것이다. 총 평가차익 규모는 605억원이 된다. 주가가 높아질수록 차익 규모는 확대된다. 장중 따상에 성공할 시 평가차익은 1630억원 규모로 불어난다.
이른바 '대박'을 터뜨린 이는 류 대표 뿐만이 아니다. 카카오페이 임원들도 스톡옵션 매각으로 막대한 차익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공모가 기준 단순 계산 시 이진 사업위원회 그룹장은 192억원, 나호열 기술위원회 그룹장은 182억원, 이지홍 디자인위원회 그룹장은 111억원가량을 얻게 된다.
우리사주를 청약한 직원들의 평가차익도 기대해볼 만한 규모다. 올 6월 말 기준 카카오페이 직원은 총 849명이다. 완판된 우리사주 340만주를 대입하면 1인당 평균 4004주가 돌아간 것으로 보인다. 따상을 달성할 경우에는 한 사람당 5억7600만원인 넘는 이익을 누릴 수 있게 된다. 우리사주 물량은 상장 이후 1년 동안은 보호예수에 묶여 팔 수 없다.
한편 카카오페이는 지난달 20~21일 실시된 기관 수요예측에서 1714.47대 1의 경쟁률을 기록, 1518조원의 자금이 몰렸다. 일반 청약에서는 182만4364건이 접수돼 흥행몰이를 했다.
특히 카카오페이는 앞서 국내 가업공개(IPO) 사상 첫 일반 청약 공모주 물량의 100% '균등 방식'으로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고객별 청약수량을 경쟁률에 비례해 배정하는 기존의 '비례 방식'에서는 청약 증거금을 많이 넣을수록 유리했다. 하지만 카카오페이는 모든 청약인원에 대해 균등하게 배정하기 때문에 최소 청약 수량인 20주(증거금 90만원)만 청약하면 모두 같은 수량의 주식을 받는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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