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사건과 관련해 감사원이 또다시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이재명 경기지사가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대장동 사업의 초과이익 환수 문제와 관련해 감사원을 언급하고 나섰기 때문입니다.
이 지사는 지난 18일 국감에서 대장동 개발사업과 관련해 '초과이익 환수 조항이 포함돼 있었는데 결재 과정 7시간 만에 삭제됐다'는 야당 의원의 지적에 "삭제가 아니라 추가하자는 일선 직원의 건의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이 지사는 "공모 단계에서 확정이익을 제시했고 그걸 전제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는데 그 후 실무부서에서 '초과이익이 더 생기면 그 일부를 우리가 가지자'는 내부 제안을 채택을 안 한 것이 배임이라고 하는데 논리적으로 생각해보라"고 반박하며 "감사원 감사자료에도 공모에 응모한 것에 대해 바꾸는 것이 징계 사항이라는 감사 사례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감사원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한국경제신문과의 전화 통화에서 "징계 여부는 구체적인 사실관계 등 제반사항을 다 검토해야 한다"며 "판단하기기 쉽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징계 전례가 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한해 감사처분만 수천건이어서 전례 여부를 확인하기가 힘들다"고 했습니다.
반면 감사원은 지난해 대장동 사업과 유사한 '의왕·하남도시공사 개발사업 추진실태' 감사에서 이같이 밝혔습니다.
"지방도시공사가 대규모 개발사업을 추진하는 경우 민간자본을 활용하고 사업위험을 회피하기 위해 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PFV: Project Financing Vehicle) 방식을 활용하는데, 그 과정에서 공사가 공공의 이익으로 환원해야 할 개발이익을 민간업자에게 귀속되도록 방치·묵인하는 사례가 다수 발생하고 있다."
감사 결과 의왕도시공사가 민간 업체와의 특혜 계약을 체결해 분양대행 수수료 등의 손실액만 약 403억 원에 달한 사례 등이 드러났습니다. 감사원은 총 8건의 위법·부당 사항을 확인해 비위 통보, 주의 등 조치를 내렸습니다.
의왕도시공사 임원은 민간업체가 요구한 세대당 분양대행수수료 360만 원이 타 지방공기업 사례 보다 최소 2배 이상 고가인 사실을 알 수 있었는데도 세부 산정근거 자료와 민간의 분양대행수수료 자료 등을 검토하도록 지시하지 않은 채 부하 직원에게 타 지방공기업의 세대당 분양대행수수료 자료 등을 검토보고서에서 삭제하는 한편 민간업체가 요구한 세대당 360만 원으로 맞추라고 지시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로 인해 해당 민간업체는 PFV와의 공동주택 분양대행계약으로 50억여 원의 중간마진 이득을 제공받게 되었습니다.
국민의힘과 대장동 주민들이 지난 6일 공익감사를 청구하면서 감사원은 뒤늦게 대장동 사건을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감사원은 과거 대장동 사업의 감사 누락과 관련해 논란을 빚고 있습니다.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감사원 국정감사에서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감사원은 당시 경기 남부권 도시개발사업 13곳에 대해 감사를 검토했습니다. 대장동도 13곳에 포함됐지만 최종 감사대상에서는 빠졌습니다. 대장동 개발사업은 당시 택지조성 단계였기 때문이라는 게 감사원의 설명이지만, 이 사업이 착수 때부터 ‘한국의 베벌리힐즈’로 알려질 만큼 부동산 업계의 관심이 높은 사업이었다는 점에서 의구심이 남습니다.
감사원이 대장동 사건과 관련해 또다시 주목받고 있는 상황에서 제대로 된 공익감사로 명예를 회복할 수 있을까요. 우선 대장동 사업의 초과이익환수 미비 문제에 대해 적절성 여부를 신속히 판단하는 것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그렇지 않는다면 검찰과 경찰처럼 대통령으로부터 '철저 감사'를 지시받을 지도 모를 일입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