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두 끼 컵라면을 먹으며 포르쉐 할부금을 갚기 위해 배달 알바를 하는 차주의 사연이 공개됐다.
최근 유튜버 안과장은 '월 238만 원 내는 포르쉐 카푸어의 현실'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게재했다. 안과장이 "꿈의 차"라고 하자 포르쉐 차주 A 씨는 "꿈? 너무 크게 꾸지 말라. 피해자는 나 하나로 족하다"면서 컵라면을 꺼냈다.
A 씨는 포르쉐에 탄 채 컵라면을 먹으며 "한 달에 238만 원씩 60개월(5년)을 내야 한다. 못 갚는다. 그래서 라면을 먹는다"라고 밝혔다.
"한 달 월급이 238만 원"이라고 안과장이 말하자 A 씨는 "나도 월급 비슷한데 차에다 목숨 건 거다. 아반떼 사러 갔는데 영업사원이 이걸 팔았다"고 했다.
A 씨는 "손님이 왔는데 음료수를 대접하겠다"며 보닛을 열어 음료수를 건넸다. 그는 "한 달에 238만 원 내면 냉장고 기능은 있어야지"라며 "물은 싸기 때문에 큰 거만 가지고 다닌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카푸어'가 될 줄은 상상하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아반떼를 구입하기 위해 매장을 찾았다가 딜러의 이야기를 듣고 포르쉐를 구매했다고 말했다.
A 씨는 "스포츠카를 타고 싶어 아반떼 N 상담하러 갔는데 소나타, 그랜저도 4000만 원대에 사겠더라. 고민을 하다 보니 중고 BMW 5 시리즈도 비슷한 가격에 가능할 것 같았다. 그러다 중고매장 옆 포르쉐가 너무 예쁘더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포르쉐를 주의 깊게 본 A 씨에게 딜러는 "BMW 사서 월 얼마 내나 포르쉐 사서 200만 원씩 내나 100만 원 차이"라며 "술 한번 안 먹으면 되는 거 아니냐"라고 했다고.
A 씨는 "생각해보니 술 10번 정도 안 먹으면 되겠다고 생각했다. 라면도 좋아하고 금주도 하려고 했었다. 결국 포르쉐를 질렀고 담배, 술, 커피 다 끊었다. 카푸어 끝판왕이 되려고 한다"고 했다.
A 씨는 '카푸어'에 대한 비판적인 시선에 불편함을 드러냈다. 그는 "월 238만 원 갚아야 하니까 내가 놀겠느냐. 배달 알바부터 투잡, 쓰리잡 한다. 돈이 없으니 다른 걸 못한다. 유혹을 못 참는 사람들은 카푸어 하면 된다. 포르쉐가 예방주사"라고 강조했다.
이어 "다들 어이없다는 반응이다. 내 생활이 없고 일과 집 반복이다. 식사는 두 끼 라면을 먹는다. 후회되냐고 물어보면 아직까지 모르겠다. 첫 달이라 할부금을 아직 안 냈기 때문"이라고 귀띔했다.
A 씨는 "많은 사람들이 카푸어 욕을 하는데 장점을 얘기해야겠다. 돈이 없으니 결혼 생활도 즐겁다. 술도 안 마시는 게 아니라 못 마시니 자동으로 건강해진다. 할 게 없으니 배달하거나 운동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차량 구입비) 1억 3000만 원을 다 갚으면, 남는 게 많다. 포르쉐는 5년 있다가 팔아도 7~8000만 원은 남을 거 아니냐. 카푸어라고 해서 꼭 욕먹을 건 아니다"고 했다.
A 씨는 "난 당당하다. 월 283만 원만 열심히 벌어 낸다. 카푸어라고 놀리는데 나만 좋으면 되는 거 아닌가"라고 소신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포르쉐로 배달하는데 기름값이 더 나오긴 한다"며 웃었다.
네티즌들은 "웃기려고 콘셉트 잡은 거 아니냐", "이렇게 당당한 카푸어는 처음 봤다", "응원한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