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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채로 어음 갚는 증권사들...몸집 키우기 준비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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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10월 15일 17:21 자본 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삼성증권 등 증권사들이 잇따라 회사채를 발행을 늘려 자금을 끌어들이고 있다. 시장금리가 더 오르기 전에 자금을 확보하는 차원이다. 증시 호황으로 증권사들이 몸집을 키울 여력이 커지자, 미리 중장기 자금을 안정적으로 갖고 가겠다는 전략도 깔려있다.

1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은 전날 3·5년물 회사채 2000억원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서 5800억원 규모의 투자금을 모았다. 금리도 희망금리 대비 소폭 높은 수준에서 마감됐기 때문에 최대 5000억원까지 발행규모를 확대할 것을 검토중이다. 삼성증권은 불과 두 달 전인 7월에도 회사채로 4400억원을 조달했다. 기존 발행된 채권을 차환하는 게 아니라 기업어음(CP) 등 단기 차입금을 갚았다.

한국투자증권도 이날 30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3·5년 만기로 각각 발행했다. 한국투자증권 역시 조달한 자금을 만기 1년짜리 어음을 상환하는데 전부 투입했다. NH투자증권 역시 오는 27일 발행하는 회사채의 수요예측을 앞두고 있다. 발행 예정액 규모는 2000억원이나 19일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2900억원까지 증액할 예정이다. NH투자증권은 지난달말 해외 시장에서도 5년 만기물 미화 3억 달러 규모 회사채를 발행했다. 대신증권 등 중형 증권사도 회사채 발행 대열에 동참했다. 대신증권은 지난 7일 3년물 1500억원 규모 회사채로 자금을 조달해 단기사채와 기업어음을 갚았다. 키움증권과 우리종금도 이달 회사채 발행에 나선다.

증권사들이 이자 비용이 낮은 어음대신 이자가 상대적으로 비싼 회사채 발행을 늘리는 것은 자금운용 안정성 때문이다.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금리 연 2.57% 회사채 자금으로 상환한 어음의 이자율은 연 1.05~1.09%에 불과했다. 다만 어음으로 3개월에서 1년단위로 돌려 막기를 할 경우 자금운용의 안정성이 낮아진다. 코로나19 사태 초기에도 단기 금융시장이 경색되면서 일부 금융사들이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사들의 자기자본이 코로나19 사태 이후 수 천억원 규모 씩 늘어난 점도 회사채 발행이 늘어난 이유로 지적된다. 늘어난 자본금을 레버리지 삼아 대체투자와 부동산PF 등 고수익 위험 투자 규모를 늘리기에 앞서 안정적으로 장기 자금을 확보하려는 전략이다.

증시 호황 덕분에 지난해부터 증권사들은 이익이 급증해 증자없이 자기자본이 크게 불어났다. 한국투자증권은 2019년말 5조2569억원이었던 자기자본이 지난 상반기말 5조8831억원으로 증가했다. NH투자증권도 같은 기간 자기자본이 5조2866억원에서 5조9145억원으로 늘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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