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권 주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유승민 전 의원이 '삿대질 진실공방'을 벌였다. 역술인 수행원 의혹을 두고 격한 언쟁을 벌이는 과정에서 윤 전 총장이 유 전 의원에게 삿대질했다는 내용의 진위에 대해 양측이 팽팽하게 대립하는 모습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들에 따르면 윤 전 총장은 지난 5일 국민의힘 예비경선 6차 TV 토론회를 마친 뒤 유 전 의원에게 "왜 미신 같은 얘기를 하느냐. 그렇게 정치를 하면 안 된다"라며 "정법은 그런 사람이 아니다. 정법을 미신이라고 하면 명예훼손이 될 수 있다"라고 따졌다.
유 전 의원은 "언론에도 나온 거다. 내가 없는 이야기를 했느냐"라며 "당신이 뭔데 이래라저래라 하느냐"라며 반박했다. 이 과정에서 윤 전 총장은 "이러니까 기존 정치가 문제"라고 지적했고 유 전 의원은 "당신이나 잘하라"며 맞대응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유 전 의원은 이날 토론회에서 윤 전 총장을 향해 '천공스승'이라는 인물을 아는지 물으며 "한 언론에서 이 사람과 인터뷰를 했는데 본인이 윤 전 총장의 멘토이고 지도자 수업을 시키고 있다고 했다"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이 언급한 정법은 천공스승이 진행하는 강의다.
당시 현장에 있던 한 관계자는 다른 후보들이 함께 있는 가운데 윤 전 총장이 유 전 의원의 가슴에 대고 삿대질을 했다고 전했다. 일부 언론은 윤 전 총장이 유 전 의원의 가슴을 미는 등 물리적인 충돌이 있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두 후보의 캠프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윤 전 총장 캠프는 "토론회 직후 윤 전 총장이 유 전 의원의 가슴을 밀었다는 등의 보도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정권교체를 위해 원팀이 돼야 함에도 있지도 않은 사실을 언급한 캠프에 대해서도 강한 유감을 표한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윤 전 총장은 토론 직후 유 후보에게 악수를 권하며 '아까 말씀하신 분들 중에 정법이라는 분은 강의 동영상이 많으니 한 번 보시면 어떤 분인지 알 수 있다'라고 했다"며 "토론에서 나온 얘기로 굳이 따지거나 항의할 이유가 없고 지금까지 그런 적도 없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유 전 의원은 '그게 무슨 상관이냐'며 악수한 손을 뿌리치고 갔다"며 "당시 윤 전 총장은 방송 토론 마이크를 벗지 않았으므로 이 상황이 녹음돼 있을 것이니 확인할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유 전 의원 캠프는 "윤 전 총장 측에서 사실을 말하지 않고 왜곡하니 대응하지 않을 수 없어 토론회 직후 발생한 상황을 알려드린다"라며 이러한 주장을 반박했다. 그러면서 "윤 전 총장은 악수를 한 뒤 '정법을 미신이라고 하면 명예훼손이 될 수 있다'며 유 전 의원의 얼굴에 손가락을 흔들었다"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유 전 의원은 '내가 언제 그 사람들 보고 미신이라고 했나. 아는 사람인지 물어본 것 아니냐'라고 했다"며 "악수한 손을 뿌리쳤다는 건 명백한 허위이며 있지도 않은 말과 상황을 만들어내는 윤 전 총장 캠프와 후보의 창의력이 놀라울 따름"이라고 꼬집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bigzero@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