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국영 에너지기업들에게 석탄, 석유 확보에 사력을 다할 것을 지시했다. 겨울철 전력난을 막기 위해서다. 중국이 적극적으로 석탄, 석유 등을 사모으며 국제 시세를 끌어올릴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블룸버그통신의 9월30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한정 중국 부총리는 이번주 초 긴급 회의를 소집해 이같은 방침을 전달했다. 블룸버그는 소식통을 인용해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석탄과 석유를 확보하라는 지시였다”며 “겨울철 전력난을 용납할 수 없다는 의사도 드러냈다”고 보도했다.
현재 중국 전역에서는 전력난이 가중되고 있다. 전력 공급 제한 조치가 적용되는 지역에서는 공장 가동 중단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전력난의 주요 원인으로는 호주산 석탄 수입 금지가 거론된다. 중국은 호주와 갈등을 빚던 끝에 호주산 석탄 수입을 중단했다. 그 결과 중국 내 주요 발전소들의 석탄 비축분이 사상 최소를 기록하며 고갈 위기에 놓였다.
중국이 공격적으로 석탄, 석유 확보에 임하게 되면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스웨덴 금융회사 SEB의 비얀 실드롭 원자재 담당 수석애널리스트는 “중국 정부의 선언으로 전력원 확보 경쟁이 과열될 것”이라며 “석탄, 액화천연가스(LNG)를 확보하기 위해 중국 기업들이 공격적으로 입찰에 응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중국의 전력난이 유럽으로 불똥이 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유럽 역시 전력난에 시달리고 있어 전력원 확보가 시급한 상황이다. 미국 컨설팅회사 가스비스타의 레슬리 팰티 구즈먼 대표는 “석탄, 석유 등을 놓고 중국과 치열하게 경쟁해야 할 처지가 된 유럽 국가들에게는 나쁜 소식”이라고 평가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