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국내 1위 가구업체 한샘 인수 승부수를 던졌다. 국내 3위 전자상거래(이커머스)기업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포기한 대신 인테리어 시장 1위 사업자와 오프라인 유통 강자 롯데그룹 간 시너지 효과를 노린 포석으로 풀이된다.
롯데그룹의 유통 계열사 롯데쇼핑은 10일 IMM프라이빗에쿼티(IMM PE)가 한샘 인수를 위해 설립하는 사모펀드(PEF)에 2995억원을 출자하는 방식으로 단일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한다고 발표했다.
롯데쇼핑은 전날 출자 확약서를 IMM PE에 제출하고 이날 IMM PE로부터 참여를 확정받았다. IMM PE는 지난 7월 조창걸 한샘 명예회장 등과 한샘의 지분 30.21%와 경영권 인수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바 있다.세부 계약 조건은 전해지지 않았으나 투자은행(IB)업계에선 롯데쇼핑이 우선매수권을 확보, IMM PE가 향후 지분 매각 시 경영권을 가져갈 수 있을 것으로 점친다. 한샘 인수전에는 LX하우시스 등이 관심을 보였으나 롯데그룹이 결국 단일 전략적 투자자가 됐다.
IMM PE는 MOU에 따라 한샘 실사를 진행 중이다. IMM PE는 다음주께 한샘 측과 주식매매계약(SPA)를 맺을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그룹은 계열사 롯데쇼핑과 롯데건설, 전자제품 전문점 하이마트 등과 1위 가구업체 한샘의 시너지 효과를 노린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다른 유통 대기업집단도 최근 가구 부문 강화에 나선 상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집에서 시간을 보내는 시간이 늘어 인테리어 수요가 급격히 늘어났기 때문이다. 다른 대기업집단 역시 그동안 인수·합병(M&A)을 통해 사업에 힘을 실었다. 신세계그룹은 신세계까사(옛 까사미아), 현대백화점그룹은 현대리바트(리바트)와 현대L&C(한화 L&C)를 인수해 현재 가구 및 인테리어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롯데쇼핑 역시 최근 리빙 콘텐츠 강화 움직임을 보인 바 있다. 그동안 한샘과 손잡고 전국의 백화점 점포에 ‘한샘디자인파크’, ‘한샘리하우스’ 등 다양한 체험형 리빙 매장을 확대했다.
아울러 이후 한샘과의 협업을 통해 온·오프라인 상품 경쟁력 강화와 차별화된 공간 기획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그룹 차원의 시너지 창출도 기대하고 있다.
롯데쇼핑은 "한샘이 스마트홈, 렌탈사업, 중개플랫폼 등 다양한 사업 분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는 만큼 더 큰 성장이 기대된다. 계열사인 하이마트, 건설 등과 함께 그룹 차원의 시너지 창출도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