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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 "구글 갑질방지법 '역사적'…韓법안, 타 국가에도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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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가 세계 최초로 '구글 인앱결제 강제 방지법'(전기통신사업 개정안)을 통과시킨 가운데 외신들은 "빅테크 기업의 갑질을 철퇴시키는 중대한 변화"라는 평가를 내놓았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자 "애플과 구글의 주요 수익원인 어플리케이션(앱) 스토어 사업에 중대한 변화를 일으킬 선례가 됐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한국에서 법안이 통과되면서 다른 곳에서도 유사한 조치가 있을 수 있다"며 "최근 빅테크 기업들이 엄청난 권력을 손에 쥐고 있다는 점 때문에 주요국들의 정치적 분위기가 적대적으로 바뀌었다"고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한국에서 이 법은 '구글 갑질 방지법'이라고 불리고 있다. 한국의 인터넷 기술기업과 스타트업, 콘텐츠 개발자와 앱 제조사들로부터 환영받고 있다"면서 "이 법을 강력히 지지한 문재인 대통령의 서명만 남은 상태다. 구글과 애플의 디지털 매출의 수수료 수입을 위협하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유럽연합(EU)에서는 지난해 12월 애플과 구글 등 빅테크 기업을 겨냥해 시장 영향력을 지닌 사업자가 자사 서비스를 우대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의 디지털 시장법이 발의됐다"며 "미국 상원도 애플과 구글 앱스토어 운영 방식에 제한을 두는 초당적 법안이 발의됐다"고 소개했다.

CNN 역시 "한국의 법안은 다른 국가에서도 유사한 조처를 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것"이라면서 "유럽, 영국 등 전 세계적으로 앱 생태계에 대한 수많은 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이어 "최근 애플과 구글에 대한 강력한 새로운 규정의 필요성이 거론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보스턴글로브는 한국 국회가 전 세계 최초로 애플과 구글 앱스토어 사업에 제동을 건 만큼 두 회사로부터 거센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 매체는 아시아인터넷연합 관계자 발언을 인용해 "인앱 결제 강제 방지법이 한국과 미국 사이에 무역 긴장을 초래할 것으로 예상하진 않지만 조 바이든 행정부에 그러한 가능성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고 전했다. 아시아인터넷연합은 애플과 구글이 회원사로 있는 협회다.

통과된 개정안은 앱 마켓 사업자가 지위를 부당하게 이용해 모바일 콘텐츠 제공 사업자에 특정한 결제방식(인앱 결제)을 강제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따라서 구글이 다음 달부터 국내에 도입하려 했던 인앱 결제 의무화는 힘을 잃을 것으로 보인다.

구글과 애플은 그간 인앱 결제를 통해 총 결제 금액의 30%를 수수료로 가져갔다. 이들 기업은 이러한 정책을 통해 매년 327억달러(약 38조원)의 수익을 올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앱 개발자들은 "플랫폼의 독점적 지위를 악용한 과도한 수수료 부과"라며 반발해왔다.


게임 '포트나이트'로 유명한 미국의 유력 게임회사 에픽게임즈는 인앱 결제 방식을 둘러싸고 지난해 애플에 반독점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세계 최대 음원 스트리밍 업체인 스포티파이 역시 애플의 수수료 부과 강제를 비판해왔다.

이날 소개팅 앱 '틴더'의 개발사 매치그룹은 성명을 내고 "한국 국회의원들이 대담한 리더십을 통해 공정한 앱 생태계를 만들어가기 위한 역사적 조치를 내렸다"며 "오늘은 기념비적인 날"이라고 했다.

미국에서 이 같은 논의를 주도하는 미 앱공정성연대(CAF)의 마크 뷰제 창립임원은 지난 3일 한국 국회를 방문해 한국에서 인앱결제를 막는 선도적 입법이 이뤄질 경우 다른 나라 법제도 따라갈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다. CAF는 미국에 기반을 둔 비영리 단체로, 55개 이상의 앱 개발업체로 구성됐다.

마크 뷰제 창립임원은 "미국·유럽 등에서도 한국 IT 정책이 글로벌 첨단에 서 있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며 "전 세계 앱개발자들은 한국 국회에서 의무적 인앱 결제를 막기로 했다는 소식을 환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하원 법사위원회 반독점소위원장을 맡고 있는 민주당 데이비드 시실리니 의원도 이번 구글 갑질 방지법과 관련해 "플랫폼 업체가 독점적 권력을 통해 경제 및 근로자 기업가들에게 피해를 준다"며 "막강한 거대 플랫폼 기업의 압력과 로비에 맞서 법안을 추진하고 있는 한국 국회와 국회의원들에게 지지를 보낸다"고 언급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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