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쇼핑몰 11번가가 최근 해당 쇼핑몰에서 '머지포인트'를 구입한 고객에게 결제액을 모두 환불하기로 결정했다. 전자상거래(e커머스) 업체 중 머지포인트 구매액 환불에 나선 첫 사례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11번가는 지난 10일 판매자(셀러)가 판매한 머지포인트에 대해 전액 환불 조치에 나서기로 했다.
이번 환불에 대해 11번가는 전자상거래법 규정을 바탕으로 내린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상품에 하자가 있을 때 이를 인지한 날로부터 30일 이내 청약철회를 할 수 있다'는 내용과 관련, '머지포인트 사태'가 해당한다고 판단한 결과다.
11번가는 우선 소비자 환불을 진행한 후 이후 머지포인트 운영사인 머지플러스 측과 추가 조치를 논의한다는 입장이다.
11번가 관계자는 "환불은 고객센터로 신청한 고객에 한해 이뤄지고, 구매액 전액을 환불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머지포인트는 지난해 '20% 할인'이란 파격적인 혜택을 내걸고 '선지급 포인트'를 판매해 주목받았다. 상품권 역할을 하는 머지포인트를 20% 할인된 금액으로 구입한 뒤 제휴 가맹점에서 액면가대로 쓰는 방식이었다. 한때 200여 개 제휴 브랜드의 가맹점 약 6만 곳에서 사용 가능했으나 전자금융업 사업자 미등록 논란에 서비스를 기습 축소하고 포인트 판매를 중단하고 나섰다.
머지포인트의 주요 판매처가 e커머스였던 만큼, 일각에선 업계에 대한 비판도 나왔다. 상품을 충분히 검증하지 않고 판매를 중개했다는 지적이다.
다만 대부분 이커머스 업체들은 판매 경로일 뿐이라고 선을 긋는 입장이다. 중복환불 가능성 등을 고려하면 이용자들이 머지포인트를 사서 앱에 등록해 현금성 '머지머니'로 바꿨을 경우 환불이 불가다하는 것.
한편, 머지포인트 사태 이후 피해자들의 환불 요구가 빗발쳤고,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는 구제방안 마련을 요구하는 청원도 등장했다. 운영사에 대한 경찰 수사도 진행되고 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