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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31일 철수' 못박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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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사진)이 이달 말로 정한 아프가니스탄 내 미군의 철수 시한을 고수하기로 했다. 철군 시점을 연기해달라는 영국과 프랑스 등의 요구를 거절하면서 미국은 결과적으로 아프간을 점령한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과 같은 입장을 유지했다. 탈레반은 아프간 국민의 출국을 허용하지 않기로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백악관 연설을 통해 “미국인과 아프간인 조력자 등의 대피, 철군은 당초 목표대로 오는 31일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테러 위협을 이유로 들었다. 그는 “IS의 지부를 자칭하는 IS-K가 카불공항을 테러 목표로 해 미군과 연합군을 공격할 가능성이 있다”며 “미군이 아프간에 오래 머물수록 IS-K의 공격 위험이 커진다”고 우려했다.

이런 상황을 의식해 미국은 아프간 대피에 속도를 내고 있다. 초기엔 지지부진했던 대피 작전이 지난 22일부터 본궤도에 올랐다. 하루 목표치인 9000명을 웃돌며 가속이 붙기 시작해 직전 24시간 동안 2만1600명이 아프간을 탈출했다. 탈레반의 카불 장악 직전인 14일부터 이날까지 5만8700명이 아프간에서 벗어났다. 존 커비 국방부 대변인은 이 중 미국 시민이 4000여 명 있다고 추산했다. 미국 언론은 아프간에서 대피해야 할 미국인 수를 1만~1만5000명으로 추정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화상으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도 철수 계획에 변동이 없다고 밝혔다. 이에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는 자국민과 아프간전에 협력한 현지인이 안전하게 대피하기 위해 미국의 철수 시한을 늦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G7 회의 전부터 많은 사람이 탈출할 수 있도록 시한을 미룰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이날 시한 연장을 요구했지만 바이든 대통령이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기한 연장 합의에 실패했다

탈레반도 철수 시점을 늦추지 말라고 못 박았다. 외국인은 빨리 떠나되 아프간 국민의 출국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자비훌라 무자히드 탈레반 대변인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미국이 스스로 정한 시한인 이달 말까지 철군을 완료해야 한다고 말했다. 무자히드 대변인은 또 “미국이 아프간 내 숙련된 기술자와 전문가를 데려가는 행위를 중단해야 한다”며 “의사와 학자들이 나라를 떠나지 말고 자신의 전문영역에서 일해야 한다”고도 했다.

워싱턴=정인설 특파원 surisu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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