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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연속 7.7조 팔아치운 외국인…"긴축발작 땐 5조 더 던질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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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증시에서 외국인의 매매 동향은 주가의 향방을 가르는 핵심 변수다. 이달 들어 외국인이 집중적으로 ‘셀 코리아(Sell Korea)’에 나서면서 시장의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증권가에선 외국인의 매도세를 촉발한 반도체 업황 둔화 우려는 일단락되는 분위기지만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 우려가 여전하다는 점에서 추가 매물이 더 나올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지수 추가 하락 가능성을 열어놓을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 나오는 이유다.
○한국에 집중되는 外人 매도세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총 28조7364억원어치 순매도했다. 매년 같은 기간을 기준으로 봤을 때 사상 최대다. 외국인의 매도세가 이어지면서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내 외국인 보유 비중도 크게 줄어들었다. 연초만 해도 36%에 육박했던 외국인 지분율은 현재 31.53%(17일 기준)까지 내려간 상태다. 2016년 4월 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외국인의 매도세는 신흥국 중에서도 유독 한국에 집중되고 있다. 올 들어 인도 증시에는 70억달러(13일 기준) 규모의 외국인 순매수가 들어오면서 인도 주가지수는 연일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에서도 외국인은 여전히 12억9000만달러어치 순매수 중이다.


전문가들은 반도체 업황 둔화 우려에 따른 원화 약세를 외국인 이탈 가속의 주 원인으로 꼽는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테이퍼링에 대한 우려가 원인이었다면 신흥국 전체에서 순매도세가 나타나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이달 들어 92선에서 93선으로 소폭 움직이는 데 그친 반면 원·달러 환율은 17원70전이나 올랐다. 원·달러 환율은 한때 1180원에 육박하기도 했다. 달러가 강했다기보단 원화 약세가 가팔랐다는 얘기다.

신흥국 중에서 유독 한국과 대만에만 매도세가 집중된 것도 이를 뒷받침한다. 연초 이후 외국인은 대만 증시에서 161억5000만달러어치 주식을 매도하며 신흥국 중 한국 다음으로 주식을 많이 팔았다. 여기에 한국은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 우려까지 겹치며 대만보다 더 많은 매도세가 집중됐다는 설명이다.
○“반도체發 매물은 다 나왔다”
관건은 외국인의 매도세가 언제 잠잠해지느냐는 것이다. 증권가에선 반도체 업황 둔화 우려에 따른 매도세는 일단락됐다고 평가한다. 18일 외국인은 SK하이닉스를 1072억원어치 사들이며 순매수 1위 종목에 올리기도 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외국계 증권사의 D램 가격 하락 전망이 외국인 대규모 순매도를 이끌었는데 지금 주가는 미래 업황 우려까지 선반영해 상당히 낮아진 상황”이라며 “외국인의 반도체 보유 비중도 51%를 밑돌아 반도체 사이클 저점 당시 수준까지 내려왔다는 점에서 반도체발 외국인 매도 물량이 더 나올 가능성은 낮다”고 내다봤다.

남은 건 테이퍼링 우려다. Fed는 지난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테이퍼링 논의를 공식화했다. Fed가 테이퍼링에 나서면 달러가 강세를 보이며 한국을 비롯한 신흥국 금융시장에선 자금이 유출될 수 있다. 전문가들도 테이퍼링 우려가 곧 현실화되면 외국인 매도세 역시 더 이어질 수 있다고 본다.

하인환 KB증권 연구원은 “테이퍼링 이슈가 본격화할 때까지는 외국인 매도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며 “2013년 테이퍼 탠트럼(긴축 발작) 당시와 비교할 때 외국인의 추가 매도 규모는 약 5조원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일각에선 주가의 추가 하락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조언한다. 코로나19의 기저효과가 사라진 뒤 글로벌 경기가 다시 둔화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도 또 다른 변수로 꼽힌다. 17일(현지시간) 미국 상무부가 발표한 미국 7월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1.1% 감소하며 예상을 크게 밑돌았다.

노동길 신한금융투자 수석연구원은 “테이퍼링이 임박하면 외국인은 신흥국 주식 비중 축소에 본격 나설 것”이라며 “델타 변이 확산으로 미국 등 주요국의 경기 회복세가 꺾일 조짐이 나타나고 있어 코스피 3150선 아래까지 더 열어두고 대응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이슬기 기자 surug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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