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추상미술을 대표하는 거장 김환기(1913~1974)의 1930년대 일본 유학 시절 작품이 국내 경매에 처음으로 나온다.
16일 케이옥션에 따르면 오는 25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본사에서 열리는 8월 경매에는 총 97억원 규모의 작품 135점이 출품된다. 가장 눈에 띄는 작품은 김환기의 1936년작 ‘무제’(추정가 2억~3억원·사진)다. 여러 모양의 색면을 모아 독특한 구도를 구성한 이 작품은 한국 근대 화단에 몇 없는 기하학적 추상화 중 하나다. 김환기가 무제와 비슷한 시기에 제작한 ‘론도’는 본격적인 한국 추상화의 효시로 인정받아 국가등록문화재 제535호로 지정 등록돼 국립현대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다.
국내 경매에 김환기의 1930년대 작품이 출품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케이옥션 관계자는 “이 작품은 1999년 ‘김환기 25주기 추모전’ 이후 대중에 처음 공개된다”며 “김환기의 현존하는 1930년대 작품이 많지 않은 데다 대부분 미술관에 소장돼 있어 개인 컬렉터들의 경합이 치열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번 경매에 김환기의 작품은 무제를 비롯해 모두 다섯 점이 출품된다. 1966년작 ‘8-VIII-66’(3억2000만~4억5000만원)은 뉴욕 시대 김환기의 조형적 실험을 엿볼 수 있는 색면 추상화다. 비슷한 시기 그린 ‘무제’(1960년대)는 2억5000만~4억원에 나왔다.
이 밖에 박서보의 200호 후기 묘법 작품 ‘묘법 No.050314’(5억5000만~8억원)와 이우환의 100호 크기 작품 ‘대화’(5억~6억5000만원) 등이 새 주인을 찾는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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