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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밋빛 세수' 띄워 또 초팽창 예산…文정부 들어서만 210兆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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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말 발표되는 내년 예산안에서는 사상 최초로 국세 수입이 300조원, 본예산 규모는 600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2011년 300조원을 처음 돌파했던 정부 총지출이 10년 만에 두 배로 늘어나게 됐다. 문재인 정부 출범 당시인 2017년 400조5000억원과 비교하면 50%나 불어나는 것이다. 코로나19 4차 확산 등으로 내년 경기 전망이 불확실한 가운데 낙관적인 세입 추계를 바탕으로 공격적인 예산을 편성하는 데 따른 우려도 커진다. 세입이 예상을 밑돌면 적자 국채를 더 발행해 지출액과의 간극을 메워야 하기 때문이다.
국세 급증 자신하는 이유는

정부의 총수입과 총지출은 크게 예산과 기금으로 나뉜다. 예산은 다시 국세 수입과 벌금·과태료 등을 포함하는 세외 수입으로 나뉜다. 본예산을 기준으로 국세 수입이 총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61%, 올해 59% 정도다. 국세 수입 증가에 비례해 전체 예산안 규모도 늘어나는 구조다.

내년 국세 수입이 큰 폭으로 늘어날 것이라는 정부 자신감의 기저에는 대기업을 중심으로 한 수출 호조가 있다. 지난달 수출액이 554억달러로 월간 기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기업들의 실적이 증가하고 있고 그만큼 근로소득도 늘었다. 이는 전체 세수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법인세와 소득세 증가로 이어진다는 게 정부 설명이다. 여기에 수도권 집값 상승률이 최근 4주간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고공행진을 거듭하는 것도 국세 수입 증가로 이어진다.

더불어민주당은 이처럼 낙관적인 세수 전망을 근거로 최소 610조원의 대규모 예산 편성을 요구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일각에선 600조원 이하를 거론하고 있지만 사상 최대의 국세 수입 예상치를 내놓은 만큼 여당의 요구를 꺾기 어려울 전망이다.
예상 빗나가면 빚폭탄
문제는 600조원을 훌쩍 넘기는 공격적인 지출 계획을 수립할 정도로 내년 경기를 낙관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백신이 부족한 가운데 강화된 거리두기가 연장되며 당장 지난달 소비심리지수가 꺾이는 등 올해 경기만 해도 불확실성이 많다”며 “경기 호조 전망을 근거로 세수 추계를 하고, 정부 지출까지 늘리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내년 경기가 기대에 못 미치면 전체 세수의 25%를 차지하는 부가가치세 수입도 크게 줄어든다. 뜨겁게 달아오른 자산 시장이 내년에는 식을 가능성도 높다. 올 상반기 부동산을 중심으로 양도소득세가 작년 대비 7조3000억원, 주식 거래세는 2조원 증가했다. 하지만 최근 주식 시장이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고 부동산 시장에서는 서울 하루 거래량이 20건까지 감소하는 극심한 ‘거래절벽’이 나타나고 있다. 집값이 올라도 거래량이 줄어 양도세 세수가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로 정부의 세수 추계는 올해 크게 빗나갔다. 올해 세수를 282조7000억원으로 잡았지만 실제로는 314조원 안팎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오차율이 11%에 이른다. 최근 연도별 오차율은 2017년 5.7%, 2018년 9.5%, 2019년 -0.5%, 2020년 2.1% 등으로 빗나간 사례가 많다. 본예산 확정을 위해 8월에 추계 작업을 마쳐야 하다 보니 이듬해 경제 관련 변수가 충분히 반영되지 않는 데 따른 것이다.

낙관적인 국세 수입을 바탕으로 확장재정을 편성한 가운데 세수가 기대치를 밑돌면 재정건전성에 악영향을 주게 된다. 추가경정예산 편성으로 지출을 줄이는 것도 가능하지만, 상당 부분 지출은 유지하는 가운데 국채를 찍어 부족한 자금을 조달할 가능성이 높아서다. 특히 내년은 다음 정부가 출범하는 첫해인 만큼 공약 등 핵심 사업 집행 등을 위한 예산 소요가 크다.

2019년만 해도 100조원 안팎에 머물렀던 연도별 국채 발행 규모는 지난해 174조5000억원, 올해 176조4000억원까지 치솟았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피치는 지난달 급격한 재정건전성 훼손을 들어 신용평가등급 하향 가능성을 언급했지만 정부가 2차 추경을 통한 2조원 규모 국채 상환 계획으로 무마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경목/김소현 기자 autonom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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