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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의 역설…은행권 비대면거래, 90%로 '껑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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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시중은행에서 비대면 거래 비중이 확대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세가 이어지면서 영업점을 찾은 고객들이 비대면을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일부 시중은행에서 신용 대출의 약 90%가 비대면으로 실행됐다. 펀드 가입도 비대면 비중이 90%를 뛰어넘었다.

하나금융그룹의 상반기 실적발표 자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하나은행의 신용대출 건수 중 비대면 비중은 88.3%에 육박했다. 6만6631좌의 신용대출이 새롭게 집행됐는데 이중 비대면은 5만8819좌에 달했다. 이는 1분기 비대면 비중(86.9%)보다 더 확대된 것이다.

비대면으로 가입한 펀드의 비중은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분기 신규 펀드 판매 좌수(11만4717좌) 중 비대면(10만6076좌) 비중은 92.5%나 됐다. 예·적금 중 비대면 비중도 67.7%였다.

우리은행의 경우, 상반기 신규 신용 대출 판매 좌수 중 비대면 비중이 67.3%를 기록했다. 2019년 비대면 비중이 28.8%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빠르게 늘어난 수준이다. 펀드 신규 계약 좌수 중 비대면 비중도 83.8%를 기록했다. 2019년(61.6%) 대비 급격하게 늘었다. 적립식 예금 중 비대면 비중도 89.2%에 달했다. 적립식 예금은 2019년(80.7%)부터 1년 반 만에 10%포인트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신한은행의 대출 상품 '디지털 커버리지'는 올해 상반기 62.2%로 확대됐다. 디지털 커버리지는 총 주택담보대출, 신용대출 등 신규 대출 건 중 디지털(비대면)으로 체결된 비중을 의미한다. 국민은행의 경우, 상반기 적립식 예금 중 비대면 비중은 54%, 펀드는 66.3%를 각각 기록했다.

문제는 비대면 거래가 활성화되면서 영업점포의 감소도 빨라지고 있다는 점이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 5대 은행(NH농협·KB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의 점포 수는 4398개다. 1년 전과 비교하면 191개 줄어든 수준이다. 점포 수가 줄어드는 규모는 더 확대됐다. 2019년 3월~2020년 3월엔 줄어든 점포가 96개였다.

고령층의 소외가 가속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고령층의 경우, 주로 영업점을 통해 상품을 구매하는 만큼, 비대면에서 제공되는 우대금리 등을 받지 못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금융권 전반에서도 고령층 소외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고령층에 특화된 교육과 고령 금융소비자에 대한 금융회사의 지침 등 고령층을 위한 금융정책의 강화와 보다 빠른 대응이 요구된다"며 "미국과 같이 고령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한 전담조직의 설립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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