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업체 GS칼텍스는 GS에너지와 함께 '카카오T' 운영사 카카오모빌리티에 총 300억원 규모의 투자를 결정했다고 26일 밝혔다. GS칼텍스와 GS에너지는 각각 250억원, 50억원을 투자해 카카오모빌리티 지분 0.73%를 확보했다.
GS칼텍스는 이번 투자를 통해 카카오모빌리티와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자사가 보유한 주유소 인프라와 카카오모빌리티 기술 역량을 결합해 모빌리티 사업 시너지를 높일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GS칼텍스는 카카오모빌리티의 자율주행 등 미래 기반 기술과 데이터를 활용해 전국 2300여개 주유소와 370여개 LPG충전소 등 자사 인프라 시설 고도화를 추진하기로 했다.
또 카카오모빌리티는 GS칼텍스 인프라를 모빌리티 서비스 오프라인 거점으로 활용하고 직영 택시 차량 경정비와 연료 수급 등 분야에서도 협력을 모색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카카오T', '카카오내비' 등 서비스를 통해 택시·기차·버스·대리운전·주차·내비게이션 등 대부분의 이동 수단을 아우르는 통합교통서비스를 구축하고 있다. 최근에는 차량관리 서비스와 소화물 운송으로도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가 정유업체로부터 투자를 받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금까지 카카오모빌리티는 TPG컨소시엄, 칼라일과 같은 글로벌 사모펀드(PEF)와 구글, LG 등 전자·정보기술(IT) 기업으로부터 누적 1조200억원의 투자를 유치한 상태다. 내부적으로는 증시 상장도 검토하고 있다.
GS칼텍스 관계자는 "미래 모빌리티 시장은 자율주행과 인공지능(AI) 등 서로 다른 기술이 융합하는 협업의 장으로 이종 업계 간 유기적 협력이 매우 중요하다"며 "미래 모빌리티 혁신을 위한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 관계를 이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GS칼텍스는 전기차, 자율주행차, 카셰어링 등 모빌리티 관련 분야뿐만 아니라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수 있는 사업 기회를 추진해 왔다.
GS칼텍스는 2017년 주유소에서 비대면 주유·결제 서비스를 위해 커넥티드 카 기술 전문기업인 오윈에 투자했다. 또 공유경제의 중요성이 대두됨에 따라 이용객의 모빌리티 이용 형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2018년 국내 카셰어링 업체인 그린카에 10% 지분 투자했다.
아울러 지난해, 인천, 제주, 여수에서 드론과 로봇을 활용한 배송 시연 행사를 선보인 바 있다. 주유소를 드론 배송 거점으로 활용함에 따라 향후 보다 편리하고 신속한 물류 서비스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카카오모빌리티와는 지난해 7월 '전기자전거 사업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주유소 유휴공간에 카카오모빌리티의 전기자전거인 카카오 T바이크 배터리를 충전할 수 있는 시설을 설치해 운영 중이다.
지난 1월부터는 GS칼텍스 LPG 충전소를 활용해 '택시 차고지 밖 기사 교대 샌드박스 규제' 실증 테스트를 진행하는 등 모빌리티 관련 협업을 지속해 오고 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