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동해안을 중심으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폭증하면서 도내 누적 확진자 수가 4000명을 넘어섰다.
강원도 보건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현재 코로나19 확진자는 강릉 10명, 양양 5명, 원주 4명, 동해 2명, 춘천·태백 각 1명 등 23명이 추가 발생했다. 도내 누적 확진자는 4012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5월 19일 누적 환자 3000명을 넘어선 지 62일 만이다.
올해 들어 도내 하루 최다 확진자 발생은 지난 7월 17일 52명이고, 코로나19 사태 이후 도내 하루 최다 발생은 작년 12월 19일 54명이다.
전날 도내에서 발생한 확진자 42명 중 32명이 강릉을 비롯한 동해안 시군에서 발생했다.
강릉에서 발생한 확진자 24명 중 절반은 20대 이하 젊은 층이다. 이들 중에는 아르바이트생, 어린이집 원생, 외국인 등이 포함됐다. 강릉에서는 최근 1주간 확진자가 100명 넘게 나오는 등 확산세가 거센 상황이다.
이에 강릉시는 지난 19일 0시부터 도내에서 유일하게 사회적 거리두기를 4단계로 상향하고, 지역 내 모든 해수욕장을 오후 8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 폐쇄하는 등 강력한 방역 조치를 강구하고 나섰다.
2단계가 시행 중인 동해와 양양, 속초 등 강릉과 인접한 동해안 시군들은 강릉의 4단계 조치에 따른 풍선효과 차단에 안간힘을 기울이고 있다.
피서객이 몰려드는 등 상황이 심각해지면서 도내 병상 부족 사태도 우려되고 있다. 도내 병상 가동률은 현재 68.8%이고, 지난 16일 문을 연 생활치료센터는 사흘 만에 39%의 가동률을 기록해서다.
강원도는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에 중환자 전담 병상 4개를 일반 병상으로 재전환하고, 속초의료원에는 30병상을 이달 말까지 추가 확보하는 등 병상 확보에 안간힘을 기울이고 있다.
병상 부족에 대비해 생활치료센터의 추가 개소도 검토 중이고 또 코로나19 진단검사도 강화한다. 보건당국은 방학 중 학생 접촉이 많은 교육 종사자는 8월 말까지, 유흥시설 등 종사자는 이달 말까지 진단검사를 받도록 행정명령을 내렸다.
김성호 강원도 행정부지사는 "동해안 시군의 확진자는 지난주부터 눈에 띄게 증가하고, 20~30대 젊은 층을 중심으로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어 매우 우려스럽다"며 "도민의 50%가 접종을 마치는 8월 말까지 방역 분위기 못 잡으면 병상 부족에 따른 의료 붕괴가 현실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