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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방학, 책과 떠나는 '시원한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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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책을 읽어야 하는가”라는 질문만큼 오래된 질문도 없을 듯합니다. 그리스 로마시대, 고려 조선시대에도 어른들은 청년들에게 “책 좀 읽어라”고 했다지요.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는 참으로 많습니다.

첫째 이유는 ‘글을 잘 쓰기 위해서’입니다. 글을 잘 쓰는 사람치고 독서를 적게 한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나는 왜 자소서를 혼자서 깔끔하게 못 쓸까?” 책을 읽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요리를 잘 하려면 여러 요리를 접해야 하듯이 글을 잘 쓰려면 남이 쓴 책을 많이 읽어야 하지요. 진화심리학자인 스티븐 핑커는 “글을 잘 쓰는 사람은 열심히 읽는 사람이다(Good writers are avid readers.)”라고 했습니다.

둘째, 독서는 생각하는 힘을 키워줍니다. 독서는 네 가지 힘을 기릅니다. 예리하게 상황을 파악하는 통찰력, 변화를 위한 비판적 사고력, 정확한 아젠다 설정 능력, 비극을 되풀이하지 않는 습득력입니다. 이런 힘을 학창 시절부터 키울 수 있다면 참 좋겠지요.

셋째, 독서는 교양을 넓히고 높여 줍니다. 모두가 ‘척척박사’일 필요는 없습니다만 어떤 대화에서 무식과 무지를 표내지 않으려면 일정한 수준의 교양을 장착해 두는 것은 필수죠. 학생들은 “책을 읽었는데 머리에 남는 게 없다”고 푸념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런 말이 있습니다. “책의 내용을 기억하지 못할 때가 많다. 그러나 책을 통해 쌓은 교양은 어느 순간 자기도 모르게 빛을 낸다.”

넷째, 독서를 통하면 시공을 초월한 여행이 가능해집니다. 100년, 500년, 1000년 전의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방법은 책을 통하는 ‘길’뿐입니다. 이 길을 따라가면 국경마저 넘나들 수 있습니다. 오래전의 정치, 경제, 문화, 사회, 역사, 사랑, 영웅담을 만나게 됩니다. 과거로 가서 현재를 생각하고 미래를 꿈꿀 수 있지요.

다섯째, 독서는 자유시민을 만듭니다. 사려 깊은 개인이 많을수록 그 나라의 정치, 경제, 문화, 사회 수준은 더 높겠지요. 권력이 시민의 자유를 침해할 때, 자신있게 반대할 수 있는 시민은 독서를 통해 양성될 수 있습니다. 성숙한 민주주의가 가능해집니다.

우리나라 독서 수준은 바닥권이라고 합니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성인 10명 중 4명이 1년에 책을 한 권도 읽지 않는다네요. 학생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른들이 읽지 않는데 학생들이라고 읽겠습니까. 이번 여름방학에 꼭 책 한 권을 읽어 봅시다. 4, 5면에 책을 소개합니다.

고기완 한경 경제교육연구소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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