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반도체 굴기가 붕괴 조짐을 보이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 자급을 위한 핵심 기업이었던 칭화유니그룹(淸華紫光)이 막대한 부채로 파산 구조조정 절차에 돌입했다.
11일 중국증권보에 따르면 칭화유니는 지난 9일 자사의 채권자가 베이징 법원에 칭화유니의 파산 구조조정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칭화유니는 지난해 유동성 위기로 만기가 돌아온 회사채를 갚지 못하면서 채무불이행(디폴트) 이 발생했다. 칭화유니의 부채는 지난해 6월 기준 2029억위안(약 35조9000억원)으로, 총자산은 2019년말 기준 3000억위안에 달한다.
칭화유니가 받은 법원 통지서에 따르면 채권자는 칭화유니가 채무를 모두 상환할 능력이 없고, 자산은 모든 채무를 갚기에 부족하다는 점을 법정관리를 신청한 이유로 제시했다. 칭화유니는 메모리 반도체 전문 설계 및 제조사로, 1988년 설립됐다. 시진핑(習近平) 국가 주석이 나온 칭화대가 51%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한때 칭화유니는 미국 메모리칩 메이커 마이크론의 인수를 시도하기도 했다. 로이터통신은 칭화유니가 잇따라 인수합병을 진행했지만 의미 있는 이익을 거두는 데 실패했고, 부채가 쌓였다고 보도했다.
칭화유니는 "법에 따라 법원의 사법 심사에 적극 협조하고 채무 위험 줄이기를 적극 추진하며, 법원이 채권자의 합법 권익을 보호하는 것을 지지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칭화유니의 파산으로 중국이 반도체 분야에서 자립을 달성하는 데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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