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타(인도발) 변이가 코로나19와의 싸움에서 가장 큰 위협이 되고 있다. 확진자로부터 배양한 바이러스의 20.6%가 델타 변이다. 이 변이 비율은 최근 2주간 두 배로 증가했다.”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22일(현지시간) 백악관 브리핑에서 이렇게 말했다. 지난 5일 확진자의 10%를 차지했던 델타 변이 감염자가 급격히 늘면서 방역 대응력을 떨어뜨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백신 접종 모범국으로 꼽히는 미국과 이스라엘이 나란히 델타 변이에 대해 경계의 목소리를 높였다. 예방 접종을 받지 않은 사람들 사이에서 변이가 급격히 확산하면서다.
피터 호테즈 베일러 의대 교수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델타 변이는 우리가 본 변이 중 가장 전염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유례없이 빠른 속도로 퍼지고 있다는 의미다. 코로나19 백신을 맞으면 델타 변이에 대한 대응력을 높일 수 있다. 화이자 백신의 델타 변이 예방률은 88%, 아스트라제네카는 60%로 추산된다.
하지만 델타 변이 전파력이 알파(영국발) 변이보다 60%나 높은 데다 백신 미접종자가 여전히 많다. 두 번 맞아야 하는 이들 백신의 1차 접종만 마쳤다면 델타 변이 예방률은 33%로 뚝 떨어진다. 저스틴 레슬러 존스홉킨스 공중보건대 교수는 “늦여름이나 초가을께 코로나19의 부활을 보게 될 것 같다”고 했다.
레슬러 교수는 미국 백신 접종률이 75%에 이른다고 가정해도 델타 변이가 유행하면 매주 3000명에 이르는 사망자가 나올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에서 백신을 한 번 이상 맞은 12세 이상 비율은 62.6%다. 백신 접종 속도를 더욱 높여야 한다고 지적하는 이유다.
백신 접종률이 55%를 넘어선 이스라엘도 대응에 나섰다. 나프탈리 베네트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어쩔 수 없는 상황이 아니면 해외에 가지 말아달라”며 “실내에서 반드시 마스크를 써달라”고 당부했다. 이스라엘에서도 경로를 모르는 델타 변이 확진자가 속출해서다. 백신 접종 후 한 자릿수로 떨어졌던 이스라엘 신규 확진자는 21일 125명으로 4월 20일 이후 2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델타 변이가 처음 확인된 인도에선 델타 플러스(AY.1) 변이 유행으로 긴장감이 높아졌다. 인도 전역에서 20건 넘게 확인되면서 연방 보건부는 이 변이를 새 우려 변이로 지정했다. 인도 보건당국에 따르면 델타 플러스 변이는 전파력이 높고 폐 세포 수용체와 기존 변이보다 잘 결합했다.
BBC에 따르면 델타 플러스 변이는 델타 변이에 스파이크 단백질 부분 돌연변이(K417N)가 추가됐다. 미국 영국 포르투갈 스위스 일본 폴란드 네팔 러시아 중국 등 9개 나라에서도 확인됐다.
다만 이 변이가 향후 큰 영향을 줄지는 아직 분명치 않다. 제레미 카밀 루이지애나주립대 교수는 “새 변이가 기존 변이의 역학적 특성을 바꾸고 있다는 증거는 보지 못했다”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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