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 앱을 이용한 갑질 사건이 빈번히 발생하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최근 새우튀김 환불 요구 고객에 고통받던 음식점 점주가 사망에 이른 사연이 전해져 공분을 일으키고 있다.
21일 MBC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동작구의 한 김밥가게 주인 A 씨는 배달 고객과 배달앱 쿠팡이츠 측 전화를 받고 뇌출혈로 쓰러졌다.
이 고객은 "새우튀김 3개 중 1개가 색이 이상하다"며 환불을 요구했다. 1개 2000원하는 새우튀김에 대한 컴플레인을 하면서 고객은 A 씨에게 막말을 쏟아냈다.
A 씨는 쿠팡이츠 센터와의 통화에서 "(고객이) '세상 그렇게 살지 마, 부모가 그렇게 가르쳤어?'라고 계속 말하더라. 아무리 장사를 하고 있어도 내가 나이가 몇인데 그건 아니지 않나"라고 토로했다.
고객은 쿠팡이츠에 '개념없는 사장'이라고 댓글을 올리고 별점 1점을 달기도 했다. 또 "새우튀김 3개 주문했는데 1개가 이상하게 와서 가게 사장과 통화했다. 제 목소리가 어리게 들리니 저보고 나이가 몇이냐며 반말을 계속했다. 사장 바꾸라니까 자기가 사장이라며 비웃으면서 직접 매장으로 들고오면 환불해주겠다고 했다"며 거짓 후기를 남겼다.
고객은 A 씨가 먼저 반말을 했다고 쿠팡이츠 측에 지속적으로 항의했고, A 씨는 새우튀김 환불과 함께 사과를 했다. 하지만 고객은 쿠팡이츠를 통해 주문한 음식 값 전부를 환불해달라고 주장했다.
쿠팡이츠 센터는 A 씨에게 두 차례 전화를 걸어 "고객님과 다시 통화를 해야겠다", "주문건을 전체 다 취소해 달라"고 말했다. A 씨는 쿠팡이츠로부터 전화를 받다가 그 자리에서 쓰러졌다. 갑작스러운 뇌출혈이었다.
A 씨가 쓰러졌지만 쿠팡이츠 센터로부터 전화는 계속됐다고. 음식점 직원이 "전화 받고 쓰러지셨다. 깨어나지 않으셨다"고 말했지만 쿠팡이츠 측은 "동일한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전달해달라", "추후에 조금 조심해달라"라고 말했다.
A 씨는 의식불명으로 병원에 입원한 후 3주 만에 세상을 떠났다. 평소 지병도 없었다고. 유족 측은 고객의 항의와 쿠팡이츠의 압박 때문에 모멸감과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A 씨 남편은 "소비자가 해달라고 하면 꼼짝없이 당할 수 밖에 없는 구조"라며 "그렇게 참으면서 했다는게 마음 아프다"고 토로했다.
한편 쿠팡 이천 덕평물류센터 화재 후 온라인에서는 '쿠팡 탈퇴'에 대한 움직임이 보이고 있다. 이용자들은 쿠팡의 노동 환경과 기업 윤리 문제에 대해 지적하며 분노하고 있다. 화재 발생 시점과 김범석 창업자의 한국 쿠팡 이사회 의장 및 등기이사직 사임 발표 시기가 겹쳐 반발이 커졌고, 소비자들의 집단 행동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