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오전 대전 대덕연구단지에 있는 GS칼텍스 기술연구소. 신제품 개발에 매진하는 연구원들에게 뜻밖의 손님이 찾아왔다. 주인공은 허세홍 GS칼텍스 사장(사진). 허 사장은 사전 연락 없이 이곳을 찾아 현장을 둘러보고 연구원들과 오찬을 함께하는 등 격려와 소통의 시간을 보냈다.
1998년 설립된 기술연구소는 석유제품 품질 개선부터 고부가 바이오 화학·소재를 발굴하는 핵심 연구개발(R&D) 거점이다. 2019년 1월 취임한 허 사장은 새해 첫 외부 일정으로 기술연구소 방문을 선택했다. 그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GS칼텍스의 미래는 R&D에 달려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회사 측은 “이날 행보도 ‘현장에 답이 있다’는 허 사장의 지론에 따라 조용히 이뤄졌다”고 전했다.
1969년생인 허 사장은 LG그룹 공동 창업주이자 GS그룹 창업자인 고(故) 허만정 회장의 증손자이자 GS칼텍스 대표를 지낸 ‘미스터 오일’ 허동수 명예회장의 장남이다. 2007년 GS칼텍스에 입사해 싱가포르 법인장, 석유화학·윤활유사업 본부장을 거쳤고 2017~2018년에 GS글로벌 대표이사 사장을 지냈다. GS가(家) ‘오너 4세’ 중 맏형격이다.
허 사장은 오너 출신 경영자지만 평소 직원들과 격의 없는 토론과 소통을 자주 하고 있다. 허 사장은 이날도 연구원들과 회사의 미래 전략방향에 대해 토론하는 시간을 가졌다. R&D의 중요성도 재차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온실가스 감축 강화와 친환경 제품 요구 증대 등 환경 변화로 인해 R&D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며 “회사 사업과 유기적으로 연계된 종합적인 R&D를 통한 기술력 강화야말로 미래전략 방향에 필요한 핵심역량”이라고 강조했다.
부친인 허 명예회장이 과감한 미래 투자로 GS칼텍스를 그룹의 핵심 계열사로 키운 것처럼 허 사장도 회사를 친환경 모빌리티 기업으로 탈바꿈시키겠다는 계획이다. GS칼텍스는 1967년 설립된 국내 첫 민간 정유회사로 올해 창립 54주년을 맞는다. 미래 성장동력 차원에서 전기자동차와 수소차 등 모빌리티 신사업에도 지속 투자하는 등 ‘정유업’에만 사업을 한정 짓지 않겠다는 복안이다.
그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 직원들과의 소통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허 사장은 “미래 전략의 성공은 구성원 간 진정한 소통을 통해 결실을 볼 수 있다”며 “언제든 적극적으로 회사 성장에 도움이 되는 의견을 개진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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