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노피의 자회사 바이오베라티브가 스펙트럼 파마슈티컬스의 지속형 호중구감소증 롤론티스에 대해 특허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관련해 손해배상 청구와 판매금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주장의 근거가 빈약하다는 게 업계의 판단이다.
스펙트럼은 4일(현지시간) 바이오베라티브가 롤론티스와 관련해 3건의 특허권을 침해했다는 내용으로 미국 델라웨어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롤론티스의 사용 및 판매는 바이오베라티브가 소유한 3개의 특허를 침해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바이오베라티브는 회사의 약효지속형 기술을 적용한 지속형 혈우병 치료제 등을 판매하고 있다.
업계는 바이오베라티브가 손해배상과 함께 제기한 가처분 신청은 법원의 인용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보고 있다. 법원이 가처분 신청을 인용하기 위해서는 바이오베라티브 측에 롤론티스 출시로 인해 돌이킬 수 없는 손해가 발생해야 한다. 그러나 현재 바이오베라티브는 롤론티스 적응증인 호중구감소증과는 무관한 지속형 품목들을 팔고 있다는 것이다.
정황상 특허침해 주장은 근거도 빈약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한미약품에 따르면 양사의 특허는 몇 개월 차이로 출원됐다. 출원 시 서로의 특허 발명 내용을 알 수도 없었다. 때문에 특허침해를 주장하기는 힘들 것이란 해석이다.
이번 소송이 약효 지속형 기술인 랩스커버리가 적용된 다른 신약에 주는 영향도 없을 것으로 한미약품 측은 보고 있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바이오베라티브 특허는 2026년 만료될 예정"이라며 "롤론티스를 제외하고 랩스커버리 기반의 다른 바이오신약들은 2026년에 임상 2,3상 단계에 있을 것이기 때문에 전혀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말했다.
롤론티스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시판허가가 임박한 시점이라는 점에서 소송 제기의 순수성도 의심된다는 지적이다. FDA는 최근 롤론티스 원액을 생산하는 한미약품 평택 바이오공장에 대한 실사를 마무리했다. 업계 관계자는 "제품 출시의 방해 등을 위한 경쟁사의 소송 전략은 많은 사례가 있다"며 "노이즈를 만들어 직·간접적으로 얻고자 하는 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약품은 랩스커버리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특허소송에 강력히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스펙트럼과 함께 긴밀히 대응하면 충분히 승소할 것으로 자신한다"며 "롤론티스 상용화를 위한 절차는 특허소송의 영향을 받지 않으므로, 계획대로 차질 없이 추진해 빠른 시일 내에 FDA 시판허가를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특허소송은 제기된 후 약 24개월 뒤에 열리는 것이 통상적이란 것이다.
한미약품은 2012년 롤론티스의 한국 중국 일본을 제외한 세계 권리를 스펙트럼에 기술이전했다.
한민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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