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가 장기화하면서 서비스업의 대출이 늘어났다.
한국은행이 2일 공개한 '2021년 1분기중 예금취급기관 산업별대출금'에 따르면 서비스업 대출은 31조1000억원 늘어난 911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4분기와 비교하면 7조1000억원(1.8%) 늘어난 수준으로, 이는 지난해 2분기(17조2000억원) 이후 최대 수준이다. 서비스업 대출 증가액은 지난해 2분기(47조2000억원)에 이어 3분기(28조9000억원), 4분기(28조7000억원)으로 감소세를 보였지만, 다시 증가세로 돌아선 것이다.
코로나19 재확산 영향으로 업황 개선이 다소 둔화한 가운데 일부 업종의 자금 수요 증가, 정부의 정책자금 지원 등으로 증가폭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소비가 진작됐지만, 코로나19 여파를 상쇄할 정도는 아니라는 방증이다. 실제로 서비스업 생산지수 증감률은 지난해 3분기 2.0%(전기 대비)에서 4분기 0.9%, 올해 1분기 0.6%로 감소세를 나타냈다.
송재창 경제통계국 금융통계팀 팀장은 "1분기 서비스업 매출 실적은 코로나 여파로 다소 둔화됐다"며 "확진자 수는 지난해 4분기 3만7000명에서 올해 1분기 4만2000명으로 늘었고, 대면서비스업 중심으로 업황 개선세가 둔화되면서 대출금이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세부적으로는 도소매업과 숙박·음식점업에서 대출이 늘어난 영향이 컸다. 도소매업은 1분기에 7조5000억원을 대출 받았고, 숙박·음식점업의 자금 증가폭도 3조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 도소매업은 5조3000억원을, 숙박·음식점업은 2조3000억원을 각각 대출한 바 있다.
제조업의 대출금은 전분기 대비 7조1000억원(1.8%)이 늘면서 399조90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2분기(17조2000억원) 이후 가장 많이 늘어난 수준이다. 업황 호조에도 불구하고 전년말 재무비율 관리를 위해 일시상환 자금의 재취급 등으로 증가세로 전환했다. 지난해 4분기 제조업의 대출금은 2조2000억원 감소했다.
전체 산업별대출금 잔액은 1435조8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42조1000억원(3%) 늘었다. 이는 지난해 2분기(69조1000억원) 이후 최대치다. 용도별로는 운전자금이 10조7000억원에서 25조5000억원으로 급증했으며, 시설자금은 16조7000억원으로 지난해 4분기(17조원)과 비슷한 수준으로 늘었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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