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여백신 없음.”
서울 중구에 사는 30대 오모씨는 27일 오후 1시부터 카카오톡을 열고 ‘잔여백신 조회’ 탭을 눌렀다. 세 시간 동안 수십여 차례 눌러봤지만 그때마다 나타나는 것은 ‘현재 잔여백신 수량이 없습니다’라는 안내뿐. 네이버를 통해 검색해도 A씨 집 근처에 있는 위탁의료기관 30여 곳 모두 잔여백신은 ‘0건’이었다.
방역당국은 이날부터 의료기관에서 접종하다 남은 아스트라제네카(AZ) 코로나19 백신을 네이버·카카오톡을 통해 당일 접종할 수 있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개인 사정 등으로 예약된 날짜에 접종기관에 오지 않아 버려지는 백신을 최소화하기 위해 잔여백신을 일반 국민에게 접종하기로 한 것이다. AZ 백신은 한 병당 약 10명이 맞을 수 있다. 개봉 6시간 안에 사용하지 못하면 폐기된다.
하지만 첫날부터 이용자들의 불만이 쏟아졌다. 대부분 의료기관이 잔여백신 물량을 실시간으로 표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방역당국 관계자는 “잔여백신이 0인 곳은 아직 위탁의료기관에서 잔여백신을 등록하지 않았거나 백신이 소진된 것”이라고 말했다.
접속자가 몰리면서 카카오톡은 한때 ‘먹통’이 되기도 했다. 알림 신청 화면에서 멈춰 다음으로 넘어가지 않거나, 빈 화면이 떴다. 김기남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예방접종관리반장은 “카카오가 오후 1시에 개통한 뒤 접속자가 많아 서버를 재가동하는 작업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이 시스템은 이날부터 2주 동안 시범 운영하고 다음달 9일부터 정식 서비스할 예정이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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