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의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의 해고를 목표로 한 코인까지 나왔다. 머스크에 대한 투자자들의 분노가 극에 달했다는 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17일(현지시간) 미 정치전문매체 더 힐 등에 따르면 가상화폐 '스탑일론(STOPELON)'이 만들어졌다. 스탑일론은 머스크의 비트코인 주식 조작을 막기 위한 취지로 탄생했으며, 머스크의 시장 영향력에 대한 투자자 반발을 의미한다.
개발자는 "일론 머스크는 트위터 계정으로 암호화폐 시장을 무책임하게 조작하는 것으로 악명이 높다"며 "그는 사람들의 포트폴리오를 가지고 놀고 있으며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스탑일론은 이런 일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스탑일론' 등장하자마자 급등했다. 개발자의 취지에 동참하는 투자자들이 많았던 결과다. 17일(현지시간) 투자전문매체 벤징가(benzinga)에 따르면 스탑일론은 거래 첫 날 최고 512%나 치솟았다.
투자자들이 머스크에 대해 등을 돌린 결과다. 머스크는 비트코인과 알트코인 중 하나인 도지코인의 가격상승을 이끌었다. 특히, 스스로를 '도지파더(도지코인 파더)'라 지칭하며 꾸준히 언급하면서, 투자자들 사이에서 가상화폐 선봉자로 추앙을 받았다.
하지만 코미디쇼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SNL)'에 등장한 후 머스크에 대한 여론은 싸늘하게 식었다. SNL에 출연해선 도지코인이 사기라는 농담을 하면서 시장에 찬물을 끼얹은 것이다. 이 농담에 도지코인은 최고가 대비 38%나 추락했다.
시장이 휘청이던 상황에도 머스크는 가상화폐를 주제로 한 축하 파티에 참석했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머스크는 SNL 출연을 축하하는 애프터 파티에 연인이자 동거인인 캐나다 출신 가수 그라임스와 함께 등장했다. 파티장엔 도지코인 모양 쿠키와 컵케이크가 있었고, 도지코인의 마스코트인 시바견 강아지도 있어 분위기가 고조된 것으로 알려졌다.
심지어 현재 머스크는 '시세조작자'란 비난을 받고 있다. 비트코인은 '머스크 리스크'에 시달리면서 추락했다. 빗썸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전날 오전 8시10분께 5309만2000원에 거래됐다. 약 한달 전인 지난달 14일 사상 최고가(8148만원)와 비교하면 약 34.84%나 떨어졌다.
머스크는 12일(현지시간) 테슬라 차의 구매 결제 허용을 중단하겠다는 발언으로 시장 하락세를 이끌었다. 여기에 테슬라 소유 비트코인을 매각할 수 있다고 시사하면서 낙폭을 더 키웠다.
머스크는 한 네티즌이 '비트코인 투자자들은 테슬라가 나머지 비트코인 보유분을 팔았다는 사실을 다음 분기에 알게 될 것'이라고 전망한 트윗에 "정말이다(Indeed)"라고 답을 달았다.
국내에서도 머스크에 대한 여론은 악화됐다. "머스크를 사형시켜주세요"란 국민청원 형식의 패러디가 온라인 상에서 돌았을 정도다.
머스크도 '반 머스크(反)' 정서에 직격탄을 맞았다. 테슬라의 주가는 하락했고, 그만큼 머스크 재산도 줄었다. 벤자니어에 따르면 머스크 재산은 현재 1606억 달러로 지난 1월 최고치보다 24% 감소했다. 세계 블룸버그 부자 명단(Bloomberg Billionaires Index)에선 3위로 한 단계 밀려났다. 루이비통 총괄회장 베르나르 아르노(Bernard Arnault)가 머스크를 제치고 2위에 올라섰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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