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그제 개최한 ‘20대 초청 간담회’에서 청년들의 쓴소리가 쏟아졌다. “예전엔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지지하냐’고 놀리곤 했는데, 요즘은 ‘민주당 지지하냐’가 더 비하하는 이야기”라는 발언부터 민주당의 내로남불, 여권 대선주자들의 포퓰리즘 정책 등에 대한 비판이 이어졌다.
청년들의 거침없는 비판 발언에 송영길 대표가 진땀을 흘렸다는데, 사실 이들의 지적은 새로운 게 아니다. 앞서 민주당 초선의원 모임이 주최한 청년 행사에서도 조국·윤미향 사태, 일자리 문제에 대한 강한 비판이 제기됐다. “코로나 사태가 아니면 촛불집회 대상은 민주당이었을 것”이란 얘기까지 나왔다. 전부 뼈아프게 새겨야 할 말이다.
이번 간담회 발언 중 가장 눈에 띈 것은 여권 대선주자들의 각종 현금 지원 공약을 비판한 부분이다. 한 청년은 “어떤 분은 대학 안 간 사람 1000만원, 군 제대하면 3000만원 준다고 한다”며 “청년들은 더 이상 이런 공약에 속아서 표를 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들의 공약처럼 앞뒤 안 가리고 퍼주다 보면, 결국 나중에 자신에게 부담으로 돌아올 것이란 점을 ‘똑똑한’ 청년들은 이미 깨닫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유승민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의원은 “악성 포퓰리즘을 배격하는 청년들에게서 새로운 희망을 본다”며 “청년들의 외침에 대해 우리 정치는 희망을 줄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백번 맞는 말이다. 하지만 제1야당인 국민의힘도 청년에게 희망을 주는 정치를 했냐고 물으면 할 말이 없을 것이다. 여당에 대한 20~30대의 반감은 기대가 컸던 것에 대한 실망이고, 권력을 갖고도 뭣 하나 제대로 한 게 없는 데 대한 분노다. 그러니 야당이라고 곱게 봐줄 리 없다. 청년들은 미래에 대해선 눈곱만큼도 고민 없이 눈앞의 표를 위해 퍼주기와 편가르기만 일삼는 정치권 전체에 경고하는 것이다.
청년들은 그 어느 때보다 힘든 시기를 겪고 있다. 저성장에 일자리는 찾을 수 없고, 다락같이 오른 집값에 월급 모아 집 한 채 장만할 꿈도 꾸기 어렵다. 그래서 위험자산 투자에 몰두한다. 20대가 바라본 대한민국에 대한 책 《K-를 생각한다》의 1994년생 저자는 인터뷰에서 “90년대생은 부모의 신분과 자산이 대물림된 첫 세대’라고 했다. 물려받은 것 없는 청년들도 꿈을 갖고,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는 나라를 만드는 게 정치가 해야 할 일이다. 말뿐이 아닌 제대로 된 정책과 성과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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